[스타 그때 이런 일이] KBS ‘용의 눈물’ 한국방송대상 받다

입력 2015-08-07 07: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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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8년 8월 7일

“대권에 대한 야욕 때문에 피붙이 형제끼리 칼을 빼들었다.”

1997년 7월24일자 동아일보에 실린 기사의 일부다. 조선 태종 이방원의 넷째 형 방간이 “형제의 가슴에 칼끝을 겨눈” ‘제2차 왕자의 난’을 묘사한 부분이다. 방간의 난을 제압한 방원은 사흘 뒤 세자에 책봉되고 10개월이 흐른 뒤 왕위에 오른다. 정도전으로 대표되는 신권 세력에 맞선 이방원은 ‘제2차 왕자의 난’을 진압한 뒤 왕권을 강화해가며 자신의 권력을 다졌다.

이 같은 장면이 담긴 무대, KBS 1TV 대하드라마 ‘용의 눈물’(사진)이다. 1998년 오늘 ‘용의 눈물’이 제25회 한국방송대상작으로 선정됐다. ‘용의 눈물’은 1996년 11월24일부터 1998년 5월31일까지 모두 159회 동안 시청자의 사랑을 받았다. 태조 이성계의 위화도 회군을 시작으로 조선 건국 과정과 태종 이방원의 권력 장악 등을 그린 드라마는 총제작비 160억원과 연 8000여명의 출연진 등 국내 대하사극의 대표작으로 남아 있다.

최근 롯데그룹 일가의 경영권 분쟁을 바라보며 ‘용의 눈물’을 떠올리는 이들이 많다. 앞서 언급한 ‘왕자의 난’ 때문이다. 롯데그룹의 창업자인 신격호 총괄회장을 앞세운 장남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동생 신동빈 회장은 현재 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다툼을 벌이고 있다. 이는 이방원이 ‘1·2차 왕자의 난’을 진압하며 형제간 무자비한 살육에 나섰던 역사를 떠올리게 하며 세간의 호기심 강한 시선을 낳고 있다. 이방원은 이복형제인 세자 방석 등과 정도전 일파를 겨눈 ‘1차 왕자의 난’에 이어 권력을 둘러싼 형 방간 등의 도전에 맞선 ‘2차 왕자의 난’으로 누구도 넘보지 못할 왕위의 자리에까지 올랐다. 이 같은 과정을 담은 드라마는 최근 롯데그룹 일가의 경영권 분쟁으로 더욱 현실감 짙은 기억을 안겨준다.

‘용의 눈물’에선 이방원 역을 유동근이 열연했다. 그의 왕위 ‘찬탈’을 인정할 수 없었던 아버지 이성계는, 이젠 고인이 된 김무생이 카리스마 강한 캐릭터로 되살려냈다. 남편 이방원 못지 않게 권력욕이 강했던 부인 민씨(원경왕후) 역은 최명길이 맡았다. 이 외에도 고 김흥기, 김주영 등과 함께 선동혁이 이방원의 최측근 이숙번 역으로 새로운 스타가 됐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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