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야구 꿈나무들, “우리도 ‘선동열-최동원 대결’ 알아요”

입력 2015-08-20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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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드 BIG 3(이만수·김시진·선동열)와 함께 하는 2015 KBO 유소년 야구캠프’가 18∼20일 경기도 연천 고대산 베이스볼파크에서 진행되고 있다. 19일 선동열 전 KIA 감독(왼쪽)은 한 어린이의 투구동작을 봐주고 있고, 이만수 전 SK 감독은 포구동작을 가르치고 있다(가운데). 김시진 전 롯데 감독은 아이들의 질문에 친절히 답해주고 있다. 연천|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 선동열·이만수·김시진 ‘레전드3인’과 야구 유소년들 만남

감독들, 아이들 고난이도 질문에 깜짝
“태어나기전 경기…영화보고 알았어요”
전설들 열성적 지도에 꿈나무 신바람


프로야구의 ‘과거’와 ‘미래’가 한 자리에 모였다. 19일 경기도 연천 고대산 베이스볼파크. 이만수 전 SK 감독과 김시진 전 롯데 감독, 선동열 전 KIA 감독이 모처럼 한 자리에 모여 구슬땀을 흘렸다. 18일부터 20일까지 2박3일간 열린 ‘2015 KBO 유소년 야구캠프’에 참가한 85명의 야구 꿈나무들과 함께 뛰며 그라운드를 누볐다.


● 한 자리 모인 레전드 빅3, 꿈나무들 지도에 구슬땀

KBO 육성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만수 전 감독은 “선 감독, 김 감독에게 매우 고맙다. 나야 육성위원회 활동을 하고 있지만, 두 감독 모두 흔쾌히 응해줘 기뻤다. 역시 스타는 다르다”며 웃었다. 김시진 전 감독은 “처음 연락을 받았을 때, 한번에 ‘오케이’했다. 감독으로 작년까지 그라운드에서 욕도 많이 먹었지만, 모두가 팬들의 사랑 아닌가. 이렇게 보답하고 싶어도 나 혼자는 못 한다”고 밝혔다.

행사 이틀째인 이날, 레전드들은 오전부터 야구장에 나와 2시간 동안 타격과 투구, 내·외야 펑고, 포수 훈련 등을 로테이션으로 지도했다. 세 감독 모두 준비를 많이 한 모습이었다. 김 전 감독은 아이들에게 생소한 훈련을 시켰다. “공을 빠르고 정확하게 던지려면, 몸이 앞쪽으로 와야 한다”며 멀리뛰기 연습을 시켰다. 김 전 감독의 지도를 받은 부산 감천초등학교 손민석(11) 군은 “상체와 하체에 탄력을 받아 던지는 방법을 가르쳐주셨다. 공이 빨라지고, 제구가 좋아지는 느낌”이라며 활짝 웃었다.

선수들의 폼을 세세히 교정해주던 선동열 전 감독은 “좋은 자질을 갖춘 선수들이 보인다”며 지도에 열을 올렸다. 부상선수가 나오자, 직접 챙기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이 전 감독은 아예 목이 쉬었다. 특유의 ‘파이팅’ 넘치는 모습으로 아이들을 즐겁게 가르치는 모습이었다.


● 레전드들 놀라게 한 꿈나무들, 애정 어린 조언

점심식사 후에는 평소 궁금한 내용을 묻는 시간이 이어졌다. 예상치 못한 ‘고난도’ 질문에 레전드들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고인이 된 최동원 전 한화 2군 감독과의 맞대결에 대한 질문을 받은 선동열 전 감독이 “1986년이면 태어나기도 전인데 어떻게 아느냐”고 하자, 아이들은 입을 모아 “퍼펙트게임이요”라고 답했다. 영화로 재현된 두 레전드의 맞대결로 과거와 미래가 만나는 순간이었다. 선 전 감독은 “최동원 선배님은 저보다 훨씬 뛰어나신 분이었다. 내겐 우상이었고, 따라가고 싶은 존재였다. 후배니까 ‘져도 된다’는 생각으로 마음 편히 던져 이겼던 것 같다. 1승1무1패를 했는데 무승부가 바로 영화에 나온 15이닝 경기”라고 친절히 답해줬다.

이만수 전 감독은 포수에 대한 질문을 받자 “야구의 꽃은 포수”라며 “블로킹은 몸으로 막는다 생각하고 움직여야 한다”고 기본자세부터 설명했다. 이에 선 전 감독도 가만있지 않았다. 그는 투수로서 ‘강심장’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이만수 감독님이 포수가 꽃이라고 하셨는데, 야구의 꽃은 투수”라며 “야구장에서 모두 투수만 바라본다. 마운드의 가장 높은 곳에 서면, ‘내가 최고다’라는 마음으로 던져야 한다. 자신감을 가지면 충분히 더 좋은 선수가 될 것”이라고 애정 어린 조언을 건넸다.

연천 |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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