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원, 후반기 ‘1할대 타율’…갈 곳 잃은 SK ‘시스템 야구’

입력 2015-08-24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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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이재원. 스포츠동아DB

플랜B 없는 타선에 체력 부담·2군 무력화

감독은 승부처를 여름으로 잡아놓았다고 했는데, 왜 SK 타자들은 갈수록 못 칠까.

SK는 23일까지 최근 8경기에서 1승7패를 기록했는데, 패한 7경기의 총득점이 11점(66이닝)에 불과했다. 뛰는 야구, 장타의 야구, 벤치의 점수 제조능력 중 뭐 하나 걸리는 컬러가 없다. 그렇다고 수비가 강한 것도 아니다.

그나마 전반기는 SK 최고의 클러치히터로 꼽히는 이재원(28)이 먹여 살리다시피 했다. 이재원은 전반기 타율 0.315에 71타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후반기 들어선 23일까지 타율이 0.180까지 추락했다. 장타율+출루율의 조합인 OPS도 전반기에 비해 후반기 3할 이상 하락했다. 어느새 시즌 타율도 0.280이라 3할 타율이 버거운 형편이다. 전반기 초강세, 후반기 약세였던 지난해와 똑같은 흐름이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 이재원의 체력 부담이 가중되는 포수 출장 비중은 줄어들 줄 모른다. “정상호가 주전포수, 이재원이 백업포수”라던 SK 김용희 감독의 시스템은 갈 곳을 잃었다. 이재원(88타점)을 제외하면 SK 타자들 중 50타점 이상은 앤드류 브라운(61타점)이 유일하다. 박정권, 최정, 김강민이 그만큼 못 해주며 타선의 연결이 전혀 안 됐다는 얘기다.

SK는 23일까지 조동화 등 타자 12명이 194타수 이상 들어섰고, 그 다음이 박진만의 118타수다. 다시 말해 주전급이 타격 슬럼프에 빠지면 준비된 플랜B 타자가 그 기회를 잡기보다 그냥 좋아질 때까지 기다렸다는 뜻이다. 이러다보니 사실상 2군은 무력화됐고, 주전급 타자들의 체력부담은 쌓이고 있다.

그나마 전반기까지 투구수와 연투에 따라 ‘관리’받았던 투수들과 달리, 야수진은 타순만 바뀌었을 뿐 그 얼굴이 그 얼굴이다. 외국인타자 브라운은 2번, 8번, 9번을 제외한 모든 타순을 경험했다. 브라운을 라인업에 끼워 넣으려다 보니 익숙하지 않은 3루 수비까지 맡기고 있는 실정이다. SK 시스템이 빚은 ‘혹사’다.

문학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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