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3대 천왕’, 백종원이 또 나와도 지겹지 않은 이유

입력 2015-08-27 15: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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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천왕’ 또 백종원이다…그럼에도 자신만만한 이유

SBS '백종원의 3대 천왕'이 27일 오후 설명회를 통해 그 베일을 벗었다. 쿡방과 먹방의 효과가 끝을 달려가고 있는 이 시점에서 또다시 요리와 음식이라는 소재를 선택한 이 프로그램은 과연 시청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까.

이런 의심 속에서 상영된 1회 촬영분 일부와 예고 영상에서는 백종원을 활용하는 제작진의 영리함이 곳곳에 숨어있다. 그를 통해 조리법을 공개하고 직접 시연하는 것이 아니라 백종원이라는 인물을 향한 대중의 신뢰 그리고 그가 지닌 음식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프로그램에 활용해 기존의 음식 소재 방송과는 차별화된 모습을 추구하고 있다.


제작진은 이날 설명회를 통해 '백종원의 3대 천왕'이 가지고 있지 않은 요소들을 특별히 강조했다. 자리에 참석한 이창태 SBS 예능국장의 말대로 '정공법'으로 만들어진 이 프로그램은 다소 올드한 스타일이지만 요리 소재 프로그램답게 시청자들의 미각을 자극하는데에 집중하고 있다.

이 국장은 '백종원의 3대 천왕'에 대해 "이 프로그램은 백종원 씨가 요리를 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다. '아는 만큼 맛있게 먹을 수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만들어진 방송"이라고 말했다. 백종원이 지닌 음식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통해 시청자들이 더욱 맛있게 음식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기획 의도인 것이다.

이에 연출은 맡은 유윤재 PD 역시 "3대 천왕이라고 해서 세 분의 요리사를 스튜디오로 모시고 경쟁을 하지만 1등을 가리기 위해서가 아니다. 우리가 정중한 초대를 하고 스튜디오 출연을 허락해 주신 세 분이 스튜디오에 나올 뿐 여기에 오지 못한 분들이 이 세 분보다 요리를 못하고 음식에 맛이 없다는 의미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런 제작진의 의지는 백종원을 필두로 이휘재, 김준현으로 구성된 MC진의 역할 분담에도 반영되어 있다. 오로지 음식과 맛을 시청자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짜여진 라인업이었던 것.

최영인 CP는 MC 구성에 대해 "김준현은 먹기도 잘 먹지만 음식에 대한 지식이 백종원 못지 않다. 서로 맛을 두고 통했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이휘재는 김준현과 백종원에 비해 음식에 대한 지식은 없지만 그래서 시청자들의 시각에서 진행을 해 준다"고 세 MC의 호흡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이처럼 '백종원의 3대 천왕'은 음식을 더욱 맛있게 느끼게 만들려는 계획된 시식이 없고 요리사들 간에 타이틀을 얻기 위한 예의 없는 경쟁도 없다. 오로지 맛있는 음식이 있고 어떻게 하면 더 잘 먹을 수 있는가에 대한 탐구만이 존재한다.

그동안의 쿡방은 '요리'라는 행위 자체에 집중하면서 시청자들이 이 행위를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조리법을 알려주는데 머물러 있었다. '백종원의 3대 천왕'은 조리법 대신 효과적인 식사법과 맛을 느끼는 법을 알려주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또 백종원임에도 불구하고 '3대 천왕'이 여타 음식 소재 프로그램과 다른 지점에 서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공법과 올드 스타일로 무장한 '백종원의 3대 천왕'이 식어가는 쿡방 열풍을 소생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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