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로 만난 가요] 홈런킹 ‘LOSER’와 타격왕 ‘위잉위잉’의 임팩트

입력 2015-09-03 10: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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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뱅 ‘LOSER’ 사진|YG엔터테인먼트

정규 시즌의 마무리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2015 KBO 리그에서 가장 팬들의 관심을 끄는 화두는 삼성의 독주 저지에 나선 NC의 1위 도전과 가을야구의 막차인 5위 자리를 두고 피튀기는 승부를 진행중인 한화와 KIA, SK, 롯데 등의 경쟁일 것이다.

하지만 팀이 아니라 선수 개인에게 관심을 더 두는 팬이라면 넥센 박병호와 NC 에릭 테임즈의 최고 타자 대결 역시 만만치 않게 흥미를 끌만하다.

박병호와 테임즈가 현재 KBO리그 최고의 타자라는데는 이견의 여지가 없다. 이는 성적이 증명한다.

9월 1일까지 경기를 기준으로 박병호는 119경기에 출장해 타율 0.348에 159안타 47홈런, 131타점, 113득점, 장타율 0.731 등 대부분의 공격 지표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 특히 홈런과 타점, 득점, 최다안타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박병호는 이승엽이 보유하고 있는 한 시즌 최다 홈런인 56홈런과 시즌 최다 타점 144타점에도 도전하고 있다.

테임즈 역시 만만치 않다. 115경기에 출장한 테임즈는 타율 0.370에 144안타, 38홈런, 110타점, 108득점, 장타율 0.776으로 타율과 장타율에서 1위를 기록하며 박병호를 앞지르고 있다. 또한 호타준족의 테임즈는 지금까지 32도루를 기록해 2000년 현대 박재홍 이후 15년만이자 외국인 타자로는 1999년 한화 데이비스 이후 역대 두 번째로 30-30 클럽에 가입했으며, 한국 프로야구에서 전인미답의 고지인 40-40 클럽까지 넘보고 있다.

사실 단체 스포츠인 야구에서 한 사람만의 활약만으로 우승 트로피를 차지하기는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고 실제 박병호와 테임즈의 소속팀인 넥센과 NC는 각각 4위와 2위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이들이 달성하고 또 도전하고 있는 기록은 시즌 MVP를 넘어 역대 최고의 타자로 기억될 정도로 팬들에게 남긴 임팩트는 강렬하다.

야구뿐만 아니라 가요계에서도 이와 같은 괴물같은 성적으로 강한 임팩트를 남기는 곡들이 있다. 가요사를 통틀어보면 280만장의 판매고를 올리며 기네스북에 등재된 김건모의 '잘못된 만남'이나 가요계의 판도를 뒤집어 놓은 서태지와 아이들의 '난 알아요'와 같은 앨범과 곡들이 꼽힐만 하다.

이런 역사적인 곡에는 비할 바는 아니지만 가요계에서는 빼어난 혹은 의외의 성적을 거둔 곡들이 꾸준히 등장하고 있으며, 이는 올해 역시 마찬가지다.

재미있는 점은 타자에게 가장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성적은 역시 홈런이지만, 종종 타율이나 도루 등 다른 지표에서 월등히 높은 성적을 거두거나, 전체적으로 높은 성적을 거둘경우 더 큰 주목을 받기도 한다는 것으로, 이는 가요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아무래도 가요계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성적은 음원차트 1등이겠지만, 꼭 1등이 아니더라도 롱런을 달성하면서 사람들의 뇌리에 깊은 인상을 남기기도 한다.

이에 올해 1월 1일 부터 8월 31일까지 발표된 곡중 가요계에서 가장 임팩트있는 성적을 남긴 곡이 어떤 곡인지 야구의 홈런과 타율에 대입해서 비교해봤다.

야구와 음원차트라는 전혀 다른 분야의 비교인만큼 절대적인 수치라고 볼 수는 없지만 일간차트의 성적을 기준으로, 1위는 홈런, 2위는 3루타, 3위는 2루타, 4위와 5위는 1루타로 치고 계산 각 곡의 타율을 계산했으며, 음원 차트는 가장 이용자가 많은 멜론이 일간차트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관계로, 두 번째로 이용자가 많은 벅스 차트를 이용했다.

먼저 2015년 1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 243일간 일간차트 5위에 진입한 곡은 총 116곡으로, 이중 한 번이라도 1위, 즉 홈런을 친 곡은 45곡으로 집계됐다.

가장 많은 홈런을 때려낸 홈런왕은 빅뱅의 'LOSER'로 총 18일 동안 1위를 기록했으며, 17일간 1위를 지킨 나얼의 '같은 시간속의 너'가 2위에 올랐다. 뒤를 이어 미쓰에이의 '다른 남자 말고 너'(14일), 자이언티 '꺼내 먹어요'(12일), 빅뱅 '뱅뱅뱅'(11일), 지민 'Puss'(10일), 혁오 '위잉위잉'(10일), 이유 갓지 않은 이유 '레옹'(10일) 등이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하며 홈런 타자의 반열에 올랐다.

표1|홈런순위


타율의 경우 음원이 발표된 날부터 8월 31일까지 1~5위에 이름을 올린 날을 나누는 방식으로 계산하는 게 가장 합당하겠지만 이럴경우 1위는 공개 직후부터 지금까지 줄곧 1~5위에 이름을 올린 '레옹'과 '맙소사', '스폰서', '멋진헛간' 등의 '무한도전'의 음원들이 10할의 타율을 기록하게된다.

야구에서 시즌동안 단 한 타석에 나와 안타를 친 타자의 10할 기록을 공식기록으로 인정해 주지 않듯이 여기서도 '규정 타석'을 적용해 타율을 계산해봤다.

현재 KBO에서 규정타석은 소수점을 버린 경기당 3.1로 규정하고 있으며, 이를 적용해 243일중 168일이상, 즉 3월 17일 이전에 발표된 곡들 중에서 타율 순위를 계산한 결과 가장 높은 타율을 기록한 타격왕은 혁오의 '위잉위잉'이 차지했다.

2014년 9월 18일 발표된 혁오의 '위잉위잉'은 이 기간동안 1위 10일, 2위 4일, 3위 3일, 4~5위 19일간 이름을 올려 36안타 0.148의 타율을 기록했다.

뒤이어 나얼의 '같은 시간 속의 너'는 발매 이후 8월 31일까지 208 타석에서 1위 17일, 2위 4일, 3위 1일 4~5위 3일 등 총 25안타 0.120의 타율로 2위를, 자이언티 '그냥'이 211타석 0.109의 타율로 3위를 기록했다.

EXID의 '위아래'가 243타석 중 1위 3일, 2위 3일, 3위 6일, 4~5위 14일 등 중 총 26안타 0.107의 타율로 4위에 올랐고, 다비치의 '또 운다 또'는 236타석에 24안타로 0.102, 매드클라운의 '화'가 239타석에 0.100, 정승환의 '슬픔 속에 그댈 지워야 해'가 237타석에 22안타로 0.0928, 신화의 '표적'이 216타석에 20안타로 0.0925의 높은 타율을 기록했다.

표2|타격순위(규정타석 내)


그렇다면 모두가 똑같이 243타석을 소화했다고 가정하고 계산했을 때 가장 오랜기간 순위에 진입한 최다 안타곡의 타율은 어떨까.

1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 차트에서 가장 오랜기간 1~5위에 이름을 올린 곡은 빅뱅의 'LOSER'와 혁오의 '위잉위잉'이다.

빅뱅의 'LOSER'는 1위 18일, 2위 2일, 3위 11일, 4~5위 5일간 차트에 진입해 '위잉위잉'과 같은 36안타 0.148의 타율을 기록했다.

더불어 빅뱅의 'BAE BAE'가 32안타 0.132의 타율을, 미쓰에이의 '다른 남자 말고 너'가 31안타 0.128, 지민 'PUSS'와 EXID의 '아예', 빅뱅의 '뱅뱅뱅'이 모두 29안타 0.119, 혁오 '와리가리'가 27안타 0.111의 고타율을 기록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전혀 다른 분야를 재미삼아 야구에 대입해 임의로 집계한 것인데다가, 음원차트의 경우 실제 타자와 달리 사이클의 고저가 반복되지 않는 많큼 실제 야구보다 수치가 현저히 낮은 편이다.

하지만 타격왕에 오른 혁오의 '위잉위잉'이나 홈런왕에 오른 빅뱅의 'LOSER'가 남긴 임팩트의 강도와 함께, 역주행 신화 EXID와 '언프리티 랩스타'의 인기, 미쓰에이의 화려한 재기 등을 가늠하는 하나의 척도로 삼을만 하다.

혁오 ‘위잉위잉’ 사진|하이그라운드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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