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스테파니 리 “씬씨아 촬영분 끝났지만 두 발 뻗고 못 잔다”

입력 2015-09-03 15: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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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YG케이플러스

CF가 시청자들의 뇌리 속에 각인된다는 것은 제품을 판매하는 기업 뿐만 아니라 모델에게도 분명한 이득이다. 하루에도 수 많은 연기자 혹은 가수 지망생이 쏟아져나오는 현실에서 CF를 통해 대중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기회를 얻기란 결코 쉽지 않다.

최근 SBS 수목드라마 '용팔이'에서 씬씨아 역으로 활약한 스테파니 리도 CF 한 편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어지간한 드라마 대사보다 긴 제품의 이름을 찰진 발음으로 읊던 스테파니 리는 이제 연기자로서의 출발선에 서 있다.

"저는 패션 모델로 활동을 시작했었지만 그동안 알아보는 분들이 많지 않았어요. 그런데 그 화장품 CF 덕에 제 얼굴은 확실히 알렸죠. 이번에는 드라마로 얼굴과 이름을 같이 기억해주셔서 신기해요."

스테파니 리는 '용팔이'에서 마지막 촬영을 마친 후 요즘 드라마의 힘을 실감하고 있다. 모델 시절과는 달리 대중들로부터 작품 속 배역 이름인 '씬씨아'로 불리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비록 8회 만에 드라마에서 물러나야 했지만 말이다.

"처음에 시작할 때부터 씬씨아의 등장이 8회 뿐이라는 건 알고 있었어요. 제일 아쉬운 건 지금까지 매일 함께 했던 스태프들과 볼 수 없다는 거죠. 저는 이제 끝났지만 그 분들은 아직도 고생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요새는 죄책감이 들어 두 발 뻗고 잠도 못 자요."

무사히 첫 지상파 진출을 마쳤지만 스테파니 리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지 않는다. 모델 출신 연기자로서 앞서 자리를 잡은 선배들에 비해 자신의 갈 길이 아직 멀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처음에 연기를 할 때 열정 하나로 시작했지만 할수록 어렵다는 생각을 했어요. 저도 제 나름대로 노력을 하긴 했지만 다른 선배들에 비하면 터무니 없을 정도죠. 아직 많이 배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상처를 받더라도 되도록이면 저에 대한 댓글은 다 챙겨보면서 고쳐야 할 부분을 찾고 있어요."

스테파니 리는 어린 나이에 모델의 세계에 뛰어들었고 이제는 연기자로서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래서 누군가에게 평가 받고 타인을 만족시키기 위해 인내하는 일울 익숙하고 당연하다는 듯 받아들였다.

"모델과 연기자 모두 자기관리를 필요로 하지만 좀 다르다는 느낌을 받아요. 모델은 옷을 돋보이게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자신의 매력을 최대한 감추면서 다이어트도 필수적으로 해야 하는 직업이에요. 하지만 배우는 그 작품에서 맡은 배역이 무엇이냐에 따라 자기관리 방법도 확 바뀌죠."

이런 그의 프로패셔널한 면은 "스스로 자신의 매력을 설명해 달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 더욱 빛을 발했다.

"어릴 때부터 외모에 대한 평가나 지적을 많이 받아서 저 스스로 제 얼굴이 어떤지는 확실하게 아는 편이에요. 전 절대 엄청난 미인형 얼굴은 아니죠. 다만 메이컵이나 의상을 입으면 밋밋했던 얼굴에서 분위기가 확 바뀌는 편이긴 해요. 약간 도화지 같은 사람인 것 같아요."

그렇다면 이런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매력으로 스테파니 리는 어느 지점을 바라보고 있을까. 미국진출 아니면 드라마 주인공 자리?

"말씀드렸다시피 저는 지금 아직 배울 게 정말 많아요. 이번에 연기할 때 더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매일 열정 이야기를 하지만 그건 당연히 있어야 하고 정말 많은 노력을 기울여 봐야죠. 그렇게 조금씩 건강한 배우로 커볼게요. 예쁘기 위해 노력하는 것보다 건강하고 밝은 에너지를 가진 스테파니로 기억되고 싶어요,"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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