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곤 검거, 동물병원 간호사 신고 결정적…"동물 안락사 약달라" 요구 이상

입력 2015-09-17 16: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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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곤 검거, 동물병원 간호사 신고 결정적…"동물 안락사 약달라" 요구 이상

'트렁크 속 여성 시신' 살해 용의자 김일곤(48)의 검거에는 한 동물병원 40대 간호사의 신고가 결정적이었다.

김일곤은 17일 오전 8시30분경 서울 성동구의 한 동물병원을 찾아와 "지금 진료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간호사는 "말도 어눌하고, 행색도 지저분해 느낌이 안 좋기도 했고 아직 영업을 시작하지 않아 문을 열어 주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일곤은 20~30분 지나 다시 동물병원에 들어와 "푸들을 키우는데 안락사를 시켜야 한다고 안락사 약을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병원장은 개를 보기 전에는 안락사를 시킬 수 없다고 거절하고 다른 병원 연락처를 알려줬다.

김일곤이 칼을 꺼내들고 위협을 가하자 간호사와 병원장은 뒷걸음질 쳐 미용실로 들어가 문을 잠그고 112에 신고를 했다. 이 사실을 눈치 챈 김일곤은 병원 밖으로 도주했지만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의 검문에 흉기를 들고 강하게 저항하다 오전 11시5분쯤 검거됐다.

김일곤은 검거 과정에서 흉기를 들고 경찰에 강하게 저항했다. 이어 검거 직후에는 “나는 잘못한 것이 없다. 더 살아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거 당시 김일곤은 며칠간 씻지 못해 초췌한 상태로 바지 곳곳에는 핏방울도 묻어 있었다.

김일곤을 검거한 경찰에 따르면 신분증을 확인한 뒤 수갑을 채우려하자 갑자기 김일곤이 길이 30cm 정도의 칼을 커내며 저항했다.하지만 몸싸움 직후 바로 제압됐으며 김일곤의 허리춤에는 흉기가 하나 더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검거 직후 김일곤은 성동경찰서로 압송됐다.

한편, 강도·특수절도 등 전과 22범인 김일곤은 지난 11일 충남 아산의 한 대형 마트에서 주모(여·35)씨를 납치 살해한 혐의를 받고 공개 수배를 받아왔다.

김일곤은 범행 흔적을 없애기 위해 서울 성동구 한 주차장에서 주씨 시신이 실린 차량에 불을 지르고 달아났으며, 지난달 24일에도 경기도 고양의 한 대형 마트에서 30대 여성을 납치하려다 미수에 그치는 등 엽기적인 범죄행각을 벌여왔다.

사진='트렁크 속 여성 시신' 살해 용의자 김일곤 검거
동아닷컴 온라인뉴스팀 기사제보 star@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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