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의 법칙] KBS 추석 특집, ‘명량’도 좋지만 ‘도전’을 해주세요

입력 2015-09-30 11: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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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무쇼’(위)·‘아이돌전국노래자랑’

‘새로운 KBS’를 보고 싶다.

KBS가 추석특집 프로그램에서 새로운 시도 대신 ‘안전’을 택했다. 지난 명절 때처럼 재탕 예능프로그램과 영화를 내보냈다. MBC와 SBS가 다양한 파일럿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과감한 도전을 한 것과 큰 대조를 이룬다.

이 같은 KBS의 안일함은 시청자의 외면으로 이어졌다.

30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6편의 추석특집 예능을 선보인 MBC가 4편의 예능을 5위권 안에 안착시키며 주목받았다. 반면 KBS는 '아이돌 전국 노래자랑'(6.4%) 정도만 눈에 띄는 성적을 보여줬다.

특히 방송인 전현무의 친정 복귀작 ‘전무후무 전현무쇼’(4.5%), 정형돈의 폐렴 투혼으로 화제가 된 '속 보이는 라디오 여우사이'(2.2%)는 기대만큼 성적을 내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KBS는 추석 특집 프로그램 부진을 영화 '명량'으로 만회했다. 지난해 스크린을 사로잡은 이 영화는 13.4%의 높은 시청률로 추석 연휴 동안 방송된 추석특선영화 중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모든 예능프로그램을 압도하며 KBS의 체면을 세웠다.

하지만 대부분의 시청자는 KBS 추석 프로그램에 대해“신선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전무후무 전현무쇼’는 최저 예산, 최소 세트로 한 회에 토크쇼, 리얼 버라이어티, 전현무가 직접 진행하는 뉴스까지 담은 1인 미니멀라이즈 프로그램이다. 그동안 KBS에서 선보인 적 없는 포맷이었지만 tvN ‘SNL코리아’를 연상하게 하며 마치 전현무가 ‘SNL코리아’ 게스트로 출연한 것 같은 인상을 남겼다. 연출에서의 아쉬움을 전현무의 힘으로 극복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아이돌 전국 노래자랑’의 경우 최장수 프로그램 ‘전국 노래자랑’과 아이돌의 조화가 재미를 선사했다. 그러나 전형적인 KBS식 가족 특집용에 불과하다는 분석이다.

‘여우사이’(좌)·‘네 멋대로 해라’


편성 의도가 불분명하고, KBS의 편성 능력을 의심하게 하는 부분도 있다.

‘네 멋대로 해라’는 지난 설 특집 이후 재정비해 다시 방송됐다. 정형돈, 안정환과 함께 가수 성시경이 MC로 합류했고, 게스트들도 보다 강한 존재감을 보여줬다. 제작진은 "더 완성도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MC들간 케미, 입담은 늘었을지언정 프로그램 자체가 지난 설날 특집과 무엇이 다른 것인지, 왜 또 파일럿으로 편성한 것인지에 의문이 남는다.

‘여우사이’의 경우 재미와 감동을 모두 주며 유일하게 호평 받고 있다. 그럼에도 연휴 마지막 날 밤 11시대 늦은 시간에 방송되면서 관심에 부응하지 못했다.

명절 특집은 정규 편성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좋은 무대다. 실제 MBC ‘복면가왕’ ‘마이 리틀 텔레비전’은 설날 파일럿 방송 이후 크게 주목받으며 현재까지 새로운 예능 강자로 평가받고 있다. 스스로 기회를 차버린 KBS, 변화와 도전이 필요한 때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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