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의 법칙] ‘문제자들’ 품은 ‘내부자들’…그래도 믿고 보는 배우니까

입력 2015-10-08 15: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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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병헌과 조승우.  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역할을 맡았다.”

이병헌은 8일 서울 강남구 CGV 압구정에서 열린 영화 ‘내부자들’ 제작보고회에서 자신이 맡은 이상구 역할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내부자들’은 대한민국 사회를 움직이는 내부자들의 의리와 배신 그리고 그들의 스캔들을 담은 범죄 드라마. 이병헌은 극 중 대기업 회장과 정치인에게 이용당하다 폐인이 된 정치깡패 ‘안상구’ 역할을 맡았다. 그는 ‘내부자들’에서 치밀한 계획으로 복수를 꿈꾸는 정치깡패 역을 통해 강렬한 변신을 시도했다.

지난해 50억원 협박 사건으로 그야말로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시간’을 보낸 이병헌. 그는 이 사건 이후 ‘터미네이터 제니시스’ ‘협녀: 칼의 기억’에 이어 ‘내부자들’을 통해 세 번째로 관객들을 만난다. ‘내부자들’은 할리우드 영화 ‘비욘드 디시트’와 ‘황야의 7인’ 등 해외 위주로 활동했던 이병헌이 전면적으로 홍보 활동에 나서는 첫 작품이기도 하다. 이병헌은 ‘협녀: 칼의 기억’의 제작보고회에 참석하긴 했지만 해외 일정상 기자간담회와 매체 인터뷰 등에는 불참했다.

앞서 ‘내부자들’은 캐스팅 단계에서부터 많은 주목을 받았다. 영화화된 ‘이끼’와 드라마로 히트한 ‘미생’을 그린 윤태호 작가의 동명웹툰을 원안으로 한 작품인데다 이병헌 조승우 그리고 백윤식 등 연기력과 티켓 파워를 갖춘 배우진이 뭉쳤기 때문. 영화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아주 ‘핫한’ 기대작이었다.

그러나 이병헌의 스캔들이 터지면서 이 작품은 ‘터미네이터 제니시스’ ‘협녀: 칼의 기억’이 그랬듯 좌초에 빠졌다. 협박 사건은 원심에서 1년 2월과 1년형을 선고받았던 모델 이씨와 글램 출신 다희가 2년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으며 종결됐지만 이병헌을 향한 대중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조승우가 지난 5월 자신의 일부 팬들과 마찰을 빚으면서 한 차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엎친 데 덮친 격이었다. 문제가 커질수록 ‘내부자들’을 향한 우려 또한 커졌다. 불행 중 다행히도 조승우의 ‘소신 발언’에 대해 비난보다는 지지하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그렇게 이 사건은 해프닝으로 끝을 맺었다.

각종 스캔들을 뒤로하고 드디어 11월 베일을 벗는 ‘내부자들’. 사적인 문제로 흠집 내기에는 완성작이 훌륭하게 잘나왔다는 평이 많다.

‘내부자들’을 연출한 우민호 감독은 이날 제작보고회에서 “이병헌 조승우 백윤식 배우가 나의 부족한 부분을 프로답게 채워줬다. 이들 덕분에 신나게 작업했다”며 “우리 작품은 배우들의 배우들에 의한 그리고 배우들을 위한 영화다. 놓치지 말고 극장에서 확인해 달라”고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


이병헌과 조승우는 서로의 연기에 대해 두말할 것 없이 칭찬을 늘어놓았다.

이병헌은 “이 영화를 찍을 때 조승우의 전작에 대한 기억이 거의 없었다. 그런데 촬영을 시작하면서 바짝 긴장했다. 조승우는 정말 잘하는 배우더라. 그처럼 ‘나도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조승우 또한 “이병헌은 내가 코흘리개일 때부터 스타였다. 그와의 첫 촬영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유리벽을 두고 찍었는데 내 앞에 배우 이병헌이 앉아 있는 것이다. 첫 테이크는 그의 연기를 감상하느라 정신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조승우는 “그동안 기회가 되면 이병헌과 연기를 함께 해보고 싶었다. 내가 출연을 세 번 고사했지만 결국 하게 된 이유 중에 하나”라며 “이병헌에게 영화에 대한 열정과 에너지에 대해 많이 배웠다”고 덧붙였다.

주고받는 칭찬 덕분에 작품에 대한 기대는 배로 더 커졌다. “연기하면서 마치 배우들끼리 대결하는 느낌이었다”는 이병헌의 말대로 역대급의 호연이 예상된다.

무슨 일이 있었든 연기력에 있어서는 두 사람 모두 결국 ‘믿고 보는’ 배우들 아닌가.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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