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 12 공인구 적응 문제없다

입력 2015-10-30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프리미어 12에 출전하는 한국야구대표팀이 29일 인천 문학야구장에서 훈련을 가졌다. 프리미어 12 공인구. 문학|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인천AG서 ‘미즈노 200’ 사용경험
실밥 도드라져 WBC 공보다 선호


국제대회 때마다 나오는 우려는 ‘공인구 적응’이다. 투수는 공의 크기나 가죽의 느낌, 혹은 실밥의 상태가 조금만 바뀌어도 민감해 한다. 대표팀에 선발되면 가장 먼저 생소한 공에 대한 적응을 시작해야 한다.

이번 ‘2015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프리미어 12’ 대회 공인구는 ‘미즈노 200’이다. 다행히 대표팀에 낯선 공은 아니다. 아시아권 대회에선 대부분 일본 미즈노사의 공을 써왔고,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에서도 미즈노 200을 경험했다.

대표팀에 처음 나선 선수들에겐 낯설 수 있다. 올해 kt 불펜의 핵으로 신인왕 후보에 오른 조무근은 “나한테는 생각보다 공이 정말 좋다. 실밥이 크고 미끄러운 건 있는데, 내 손가락이 긴 편이라 걸리는 부분이 넓어서 빠지지 않아 좋다. 미끄러운 걸 빼면 딱 맞다”고 말했다.

조무근의 말대로 미즈노사의 공은 표면이 국내 공인구에 비해 다소 미끄럽고, 실밥이 두툼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래도 투수들에게 불만은 크지 않다. 엔트리 교체로 들어온 투수들을 제외하면, 이미 공인구를 지급받아 손에 익힐 시간도 있었다.

사실 국내 투수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대회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다.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이 주관하는 대회로 MLB와 같이 미국 롤링스사 제품을 공인구로 쓴다. 메이저리그는 새 공을 바로 쓰지 않는다. 러빙 머드(rubbing mud)라는 특수 진흙을 골고루 묻힌 뒤 심판에게 건네진다. 미끄러움을 줄여 그립감을 좋게 하기 위함인데, 가죽 특유의 질감에 익숙한 투수들에겐 생소할 수 있다.

또 미국의 롤링스와 한·일 공인구의 가장 큰 차이점은 ‘실밥’이다. 롤링스는 실밥이 위로 도드라진 한·일 공인구와 달리, 실밥이 꽉 조여 있어 도드라지지 않는 편이다. 실밥을 채는 구종인 슬라이더와 커브를 구사하는 투수들이 애로사항을 표한다. 반면 실밥을 채지 않는 체인지업 투수들과는 찰떡궁합이다. 류현진의 체인지업이 메이저리그에서 더욱 강해진 걸 보면 이해가 쉽다.

조무근과 같은 ‘슬라이더파’들에겐 미즈노사의 공을 쓰는 이번 프리미어 12는 반길 만한 대회다. 물론 같은 공도 투수들마다 느낌이 다를 수 있지만, 정반대의 특징을 가진 WBC와 달리 공인구로 괴로워할 일은 없을 것 같다.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