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저스 후폭풍, KBO리그 ‘외국인발 몸값 인플레’ 조짐

입력 2015-11-14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한화 로저스. 스포츠동아DB

로저스 파격 대우 이후 외국인선수 시장 몸값 폭등세
내년 연봉 100만달러 이상 용병들 상당수 등장할 듯
국내선수들 몸값에도 도미노효과, 구단들 근본적 고민


‘로저스 후폭풍’이 KBO리그를 덮친다?

한화 외국인투수 에스밀 로저스(30)는 2015시즌 대체전력으로 입단해 불과 10경기(6승2패·방어율 2.97)만 던졌다. 그러나 로저스의 몸값은 100만달러 이상(공식 발표는 70만달러)이라는 것이 야구계의 정설로 통한다. 경기당 1억원을 웃도는 몸값이다.

KBO리그에서 뛰는 외국인선수들끼리는 그들 나름의 커뮤니티가 형성돼 있다. 로저스의 파격적인 몸값이 그들의 귀에 들어가지 않았을 리 없다. ‘내가 로저스보다 못한 것이 뭐가 있느냐’는 경쟁심이 생겨날 수밖에 없다. 실제로 두산 소속이던 앤서니 스와잭(30)은 ‘나의 미국 커리어는 로저스보다 못하지 않다. 웃돈을 달라’는 식의 요구를 포스트시즌 기간 중 전했다가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두산은 태업을 한 스와잭을 플레이오프부터 쓰지 않았다.

SK도 투수 메릴 켈리(27)와 크리스 세든(32)의 협상을 위해 민경삼 단장이 미국으로 날아갔다. 당초 잔류 제의를 감지덕지하고 받을 줄 알았던 두 투수가 시간을 끄는 태도를 보이자, 협상에 속도를 내는 것과 동시에 대체선수도 알아보며 압박을 가했다.

그러나 어찌됐든 재계약 대상 선수들은 이미 검증된 만큼 몸값 상승이 불가피하다. 두산 더스틴 니퍼트(34)와 같은 특급투수는 말할 것도 없고, KIA와 헥터 노에시(28)의 협상 결과도 주목할 요소다. 일본 구단에 밀리지 않는 오퍼를 각오해야 한다.

이미 니퍼트의 2015년 연봉이 150만달러에 달했고, 롯데 조쉬 린드블럼(28)도 2016시즌 120만달러의 연봉을 확보한 데서 알 수 있듯 A급 외국인선수의 몸값은 100만달러를 상회하는 시대다. 이런 기류라면 도미노효과로 토종 A급 선수들의 연봉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구단들 입장에서 이제 선수 몸값을 어디까지 감당할 수 있느냐가 근본적 화두로 떠오를 시점이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