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DA:다] 윤은혜의 사과를 받아들이기 힘든 세 가지 이유

입력 2015-12-11 16: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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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하기엔 부적절한 시기와 장소
표절 언급 없는 무의미한 사과
진정성은 어디로…가슴을 움직이지 못한 사과

논란의 중심에 선 윤은혜가 결국 자신의 입으로 직접 사과했다.

윤은혜는 11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의 한 패션 브랜드 매장에서 진행된 행사에 참석했다. 당초 윤은혜 측은 브랜드의 요청을 수용해 일절 멘트 없이 사진 행사에만 참여하기로 한 상황.

그러나 어두운 낯빛으로 등장한 윤은혜는 포토타임 도중 머뭇거리다 입을 뗐다. 그는 “이렇게 많이 와줘서 고맙다. 논란을 일으켜 심려 끼친 점 죄송하다”며 “앞으로 실망시키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그리고 열심히 하겠다. 감사하다”고 사과했다. 윤은혜는 90도로 고개를 숙인 후 전과 같이 웃으며 행사에 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중의 반응은 한겨울 폭설처럼 싸늘하기만 하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먼저 사과의 티피오(시간 장소 상황)가 맞지 않았다는 평가가 중점적이다.

윤은혜의 의상 표절 논란은 무려 3개월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9월 아르케의 디자이너 윤춘호는 SNS를 통해 윤은혜가 중국 예능프로그램 ‘여신의 패션 시즌2’(여신적신의)에서 선보인 코트가 자신의 의상과 유사하다며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윤은혜 흑은 “표절한 적도 표절할 이유도 없다. 윤춘호 디자이너의 의상과 팔의 위치가 흡사하고, 흰색 색상이 같아 더 흡사해 보일 수 있었던 것 같다”고 강경하게 부인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더 이상 FW콜렉션을 앞두고 자사의 브랜드를 홍보하기 위해 윤은혜라는 이름을 도용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화이트 코트 외에 또 다른 의상까지 줄줄이 표절 의혹이 제기되면서 논란은 눈덩이처럼 커졌다. 하지만 윤은혜는 9월 입국할 때도 도망치듯 현장을 떠났으며 감독 자격으로 초청받은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이런 와중에도 중국 매체와는 화보 및 인터뷰를 진행해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었다.


그렇게 논란 3개월이 지나서야 공식석상에 나타나 뒤늦게 사과한 윤은혜. 그는 이미 많은 대중이 돌아선 이 시점에 그것도 모델로 활동하고 있는 패션 브랜드 행사에서 사과해야만 했을까. 사전에 정해진 스케줄이라 불참하기 어려웠다면 이곳에 오기 전에 사과의 입장을 표명하는 게 낫지 않았을까.

더욱이 윤은혜의 사과에는 표절에 대한 언급조차 없었다. 논란과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서는 사과했지만 눈과 귀를 씻고 찾아봐도 표절의 ‘표’도 없었다. 그에게는 그저 죄송하고 감사한 마음뿐이었다. 반쪽짜리 사과로 어물쩍 넘어가려는 모양새가 썩 좋아 보이지 않았다.

마지막 이유는 ‘진정성’이다. 윤은혜는 사과하는 순간에도 해당 브랜드의 가방을 든 채 홍보 모델의 자세를 잊지 않았다. 미란다 커와 포토타임을 가질 때는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환하게 웃기도 했다. 공식 사과까지는 3개월이 걸렸지만 그가 웃기까지는 10분도 걸리지 않았다.

논란 당시 “다음 주가 기대되지 않나요? 사실 한 번 1등 한 것뿐인데 마치 내가 늘 1등 한 것처럼 이야기하네요. 어찌 됐든 감사합니다. 히히”라고 글을 올리면서 불난데 기름을 부은 윤은혜. 이번 사과에 그의 진심이 얼마나 담겼는지는 윤은혜 본인만 알고 있을 것이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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