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왕 거미’의 헤어날 수 없는 거미줄같은 목소리 ‘FEEL THE VOICE’ [리뷰]

입력 2015-12-27 19: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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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거미의 목소리에는 TV나 CD, MP3만으로는 다 담아 낼 수 없는 특별함이 있었다.

거미는 27일 오후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단독콘서트 ‘FEEL THE VOICE’을 개최하고 5,000여 팬들을 만났다.

공연의 포문은 정규 2집의 타이틀곡 '기억상실'로, '포문'이라는 표현에 어울리게 거미는 불꽃과 폭음을 터트리며 등장해 시작부터 극적인 긴장감을 더했다.

이어진 공연은 거미의 히트곡은 물론 그녀의 색다른 모습을 볼 수 있는 무대들로 꾸며졌다. '내 생각날거야', '날 그만 잊어요', '아니', '사랑은 없다', '남자라서', '미안해요' 등 히트곡은 물론이고 '눈꽃', '님은 먼 곳에', '통증' 처럼 대중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던 OST곡들도 라이브로 들을 수 있었다.

전반부가 거미의 기존곡 위주로 셋리스트가 꾸며졌다면, 후반부는 반전매력이 돋보였다. 봄여름가을겨울의 '어떤이의 꿈', 이승철의 '소녀시대', 신승훈의 '로미오&줄리엣', 주현미의 '추억으로 가는 당신', 박정현의 '몽중인', 김건모의 '아름다운 이별', 자이언티의 '양화대교' 등 MBC '복면가왕'에서 선보였던 넘버들이 한층 완성도 높은 무대로 탄생돼 객석의 큰 박수를 이끌어냈다.

여기에 거미와 오랜 인연을 이어온 휘성과 에픽하이는 깜짝 게스트로 출연해 깨알같은 재미를 선사했다.

거미와 'Special Love'의 듀엣무대를 꾸미기도 한 휘성은 "거미와 2001년 처음 만났는데 잘 돼서 정말 좋다. 다행히 내가 먼저 잘 됐고, 그 다음에 거미가 잘 돼서 내가 조금 도움을 준 거 같다"라고 너스레를 떨며 "앞으로도 거미많은 사랑을 부탁드린다"고 진심어린 당부를 전했다.

타블로 역시 "거미와 우리는 가족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미쓰라진이 결혼을 했는데, 거미가 축가를 불러줬다. 한때 우리는 같이 YG패밀리였고, 지금은 하루 엄마 강혜정과 씨제스 패밀리다. 뗄레야 뗄 수가 없다"라고 거미와의 의리를 과시했다.

본 공연 이후 이어진 앙코르 콜에 응답한 거미는 퍼렐 윌리엄스의 'HAPPY'를 시작으로 자신의 대표곡이라고 할 수 있는 '어른아이', '그대 돌아오면', '친구라도 될 걸 그랬어'까지 모든 걸 쏟아내고 공연을 마무리지었다.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이날 공연에서 눈길을 끈 부분은 풍성하고 화려한 무대구성과 세션으로, '소울퀸' 거미의 목소리를 한층 더 아름답게 감상할 수 있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먼저 객석과의 간격을 더욱 가깝게 하기 위해 기존 공연의 무대 형태에서 90도 회전한 무대를 배치를 시작해 7인조 밴드, 코러스 3인조, 스트링 12인조로 구성된 세션은 안정적인 연주로 거미의 라이브를 더욱 생동감있게 만들었다.

물론 이날 공연의 주인공은 거미로, 조연들의 열렬한 지원받은 거미는 퀸이라는 명성에 어울리는 가창력을 선보이며 팬들의 기대감을 만족시켰다. 일반적으로 R&B와 소울 장르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평가 받는 거미이지만, 이날 콘서트에서는 때에 따라 소울풀한 가창부터, 록커 못지않은 샤우팅, 애절한 발라드, 심지어 랩까지 다양한 스타일의 창법을 선보이며 압도적인 목소리의 향연을 완성시켰다.

이날 거미는 "데뷔한지 13년째 됐는데, 오늘이 단독공연 중에서 가장 큰 공연장이다. 1일 공연이다보니 내일이 없는 것처럼 하겠다. 그리고 돌아갈 때 여러분의 마음 속에 뭔가 하나를 남겨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실제 이날 거미의 라이브는 현장의 관객들에게 2015년 가장 기억 남는 목소리로 남기에 충분할 만큼 훌륭했다.

한편 거미 ‘FEEL THE VOICE’콘서트는 2016년 2월 13일 성남, 2월 20일 광주, 2월 27일 대구, 3월 5일 부산, 3월 26~27일 서울 앙코르 공연까지 전국투어로 진행된다.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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