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언맨’ 김현수, 전설의 별명 대물림

입력 2015-12-28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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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가 이제 두산 맨이 아닌 볼티모어 소속 메이저리거의 신분으로 25일 인천국제공항에 들어왔다. 김현수의 강철체력은 메이저리그에서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볼티모어, 우상 칼 립켄 주니어와 똑같은 닉네임 선사 ‘대대적 홍보’

두켓 단장 “한국에서 온 칼 립켄 주니어”
내일 볼티모어 입단 국내 공식 기자회견


볼티모어 오리올스. 메이저리그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 속한 이 팀을 떠올릴 때 가장 먼저 언급되는 인물은 칼 립켄 주니어(55)다. 그를 상징하는 단어는 ‘2632연속경기 출장’이다. 1982년 5월 31일부터 1998년 9월 20일까지 한 경기도 쉬지 않고 그라운드를 누볐다. 실력뿐만 아니라 불굴의 투지가 뒷받침되지 않고선 도전할 수 없는 위대한 기록이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앞으로 깨지기 힘든 불멸의 기록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김현수(27)가 ‘칼 립켄 주니어의 팀’ 볼티모어 유니폼을 입었다. 2년간 700만달러의 조건이다. KBO리그 FA(프리에이전트)로는 최초로 메이저리그에 직행하는 새 역사를 썼다. 그러자 볼티모어 구단은 미국 팬들에게 가장 친숙한 별명을 붙여주며 벌써부터 김현수에 대한 대대적 홍보를 시작했다. 바로 칼 립켄 주니어를 상징하는 ‘아이언맨(Iron man·철인)’이다. 볼티모어에선 ‘아이언맨’ 한마디면 모든 것이 통한다. 더 이상의 칭찬과 수식어는 없다.

볼티모어 댄 두켓 단장은 24일(한국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오리올파크에서 열린 김현수의 입단식에서 등번호 25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혀준 뒤 “김현수는 한국에서 전체 경기의 98%에 나섰다. 이런 내구성은 그의 중요한 특성 중 하나다”고 소개했다. 오랫동안 한국선수는 물론 김현수를 관찰해온 그는 “한국에서의 별명이 아이언맨이다. 볼티모어의 프랜차이즈 스타인 칼 립켄 주니어와 닮았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볼티모어 입단이라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안고 2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김현수는 ‘아이언맨’이라는 별명이 붙은 데 대해 “한국에서 많은 경기를 뛰었기 때문에 붙은 별명인 것 같은데 호평은 기분이 좋다”며 “미국에서도 주전 경쟁을 잘해서 그만큼 많은 경기에 출장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으로) 갈 때는 이런저런 생각이 많이 들었지만, (한국으로) 올 때는 정말 마음 편하게 왔다”며 웃었다.

프로구단의 지명을 받지 못해 2006년 신고선수(현 육성선수)로 두산에 가까스로 입단한 뒤 빅리그에 진출하는 신화를 쓴 그는 “그런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에 좋은 선수가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계약을 잘하게 돼 기분이 좋긴 한데 이제 시작이다. 아직 보여드릴 게 더 많다”고 듬직한 자세를 보였다. 과거의 아픔을 잊지 않고, 현실에 만족하지 않겠다는 태도다. 향후 계획에 대해선 “아직 나온 것이 없다. 스프링캠프는 선수들이 모두 합류할 때 정상적으로 합류하겠지만 한국은 추워서 훈련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몸을 만들고 나면 미국으로 가서 연습할 생각이다”고 밝혔다.

김현수가 과연 볼티모어의 기대대로 실력은 물론 매너와 투지까지 두루 갖춘 ‘한국판 칼 립켄 주니어’로 메이저리그에 연착륙할 수 있을까. 한국 팬들은 물론 볼티모어 팬들도 그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김현수는 29일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역삼로 컨벤션벨라지움에서 국내 언론을 대상으로 볼티모어 입단 공식 기자회견을 열어 더 깊은 속내를 밝힐 예정이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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