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그때 이런 일이] MBC 10대 가수 가요제…조성모·송대관 ‘가수왕’

입력 2015-12-31 08: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 1999년 12월 31일

1999년 오늘, 조성모(사진)와 송대관이 ‘가수왕’에 올랐다. 디지털 음원이 시장을 장악하기 시작한 2000년대 중반 이후 ‘10대 가수’ 선정 방식의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으면서 이제는 사라진 MBC ‘10대 가수 가요제’에서였다. 두 사람은 각각 ‘슬픈 영혼식’과 ‘네 박자’로 30세 미만 및 30세 이상 시청자 투표로 최고 인기 가요상을 차지했다. 20세기 마지막 영광이었던 셈이다.

그렇다면 20세기를 통틀어 10대 가수를 꼽는다면 가수들의 면면은 어떨까. 1999년 한 세기를 마감하며 각종 방송프로그램과 언론이 내놓은 다양한 자료를 통해 살펴보는 것도 흥미로울 듯하다.

그해 12월22일 MBC는 ‘20세기 한국인의 노래 100곡’에 관해 서울시민 1011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1위는 조용필의 ‘돌아와요 부산항에’. 김정구의 ‘눈물 젖은 두만강’, 양희은의 ‘아침이슬’, 민요 ‘아리랑’ 그리고 이미자의 ‘동백아가씨’가 뒤를 이었다. 최고의 가수로는 조용필, 나훈아, 이미자, 조성모, 송대관, 설운도, 현철, 엄정화, 김건모, 주현미 등이 꼽혔다. 서태지와 아이들의 데뷔와 은퇴, 이미자의 ‘동백아가씨’ 방송 금지 및 해금 등이 의미 있는 사건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12월28일자 동아일보는 이난영, 남인수, 현인, 이미자, 패티김, 나훈아, 김민기, 신중현, 조용필, 서태지와 아이들을 “한 세기 동안 대중음악사를 수놓았던 주요 뮤지션”으로 선정해 지면에 실었다.

이튿날 KBS 제2라디오 ‘노유정의 트로트 가요쇼’는 20세기 한국을 대표하는 트로트 가수로 나훈아와 이미자를 꼽았다. 서울시민 5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였다. 최고의 트로트 가요는 조용필의 ‘돌아와요 부산항에’가 선정됐다. 시민들은 김수희의 ‘남행열차’를 좋아하는 트로트 가요라고 답했다. 조성모와 박미경은 댄스 혹은 록커 가운데 트로트 가요를 가장 잘 부를 것 같은 가수로 상상이 됐다.

이 정도 지표라면 20세기를 상징하고 대표할 만한 ‘10대 가수’를 꼽기에 충분하지 않을까.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기원하며, ‘10대 가수’를 선정해보는 잠시의 재미도 누리시길. 그리고 이젠 추억 속 명곡이 된 노래도 한 번쯤 찾아 들어보시길 권한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