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별 펠러 지급이 어선규 발목 잡나?

입력 2016-02-24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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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경정은 개인별 지급이었던 프로펠러를 모터별로 지급하는 방식으로 바꿔 선수들 간 기량과 전력차이를 줄였다. 이로 인해 오랜 경험을 토대로 펠러 가공 능력을 쌓아온 선수들에겐 다소 불리하다. 어선규가 최근 부진한 성적을 보인 것도 펠러 지급방식의 변화가 한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비장의 무기였던 ‘펠러 가공 능력’ 무용지물
강호들 모터 성능에 따라 성적기복 불가피
상위권 선수 1코스 우선 배정도 경기의 변수


어선규(37·4기·사진)는 명실상부한 경정의 최강자다. 지난해 2년 연속 상금왕을 차지했다. 다승왕까지 휩쓸어 2관왕을 목에 걸었다. 지난해 상금만 1억3500만원을 호주머니에 넣었다. 그런 그가 올 들어 흔들리고 있다. 2회차 세 경기 모두 경합 상황에서 맥없이 밀렸다. 왜 그럴까. 열쇠는 올 시즌 새로 도입한 경주 운영에 있다.


● ‘경정왕’ 어선규가 부진한 이유는 펠러 고정지급 때문?

국민체육진흥공단(이사장 이창섭) 경륜경정사업본부는 올 시즌 박진감 넘치는 경정경주를 위해 신형 모터 160대와 보트 110대를 투입했다. 또 프로펠러(펠러)를 고정지급했다.

기존에는 선수들 개인마다 펠러를 지급해 각 개인이 펠러를 정비·가공해 최상의 에이스 펠러를 만들어 써왔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모터마다 각각의 펠러를 고정지급하면서 선수들의 개입을 차단했다.

모터가 최대의 성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펠러가 확실히 받쳐줘야 하는데 최정상급 선수들의 경우 기량도 기량이지만 확실한 에이스 펠러를 보유해 모터의 성능을 최대치로 끌어올릴 수 있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선수들이 비장의 무기(펠러)를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강자라 하더라도 모터 성능에 따라 성적 기복을 보일 수밖에 없게 됐다. 어선규의 부진의 큰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펠러 고정지급 때문이다. 오랜 경험을 토대로 펠러 가공 능력을 쌓아온 선수들은 아쉬울 수도 있겠지만 선수들 간의 기량이나 전력 차이를 좁혔다는 점에서는 성과가 있는 셈이다.

어선규.



기획편성제 도입…1코스 입상률 크게 높아져

운영 면에서도 올 시즌 크게 달라진 것이 또 하나 있다. 기획편성 제도 도입이다. 기획편성이란 1일차(수요일) 경주 결과를 토대로 평균 득점 상위 16명의 선수에게 2일차(목요일) 경주에서 1코스를 우선적으로 배정하는 제도. 고객들에게 경주 추리를 쉽게 하고 출전 선수들의 동기 유발을 부여하려는 취지로 도입됐다.

지난주까지의 경주결과를 분석해보면 1코스의 강세가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 1∼3회차 총 96개의 경주 중 1코스 우승이 45회, 준우승은 16회, 3착은 18회를 차지했다. 승률 46%, 연대율 63%, 삼연대율 82%라는 1코스 초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작년 같은 기간 동안의 1코스 승률 24%, 연대율 45%, 삼연대율 67%이라는 것과 비교할 때 1코스 입상률이 비약적으로 올라갔다.

이처럼 1코스 초강세 흐름으로 진행되면서 경주를 예측하기가 한결 쉬워졌다. 그동안 불확실성이 많았던 경정에 어느 정도 경주흐름을 예측할 수 있는 신뢰성을 주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경정 전문가들은 “올 시즌 내내 1코스 강세가 이어질 것이다. 이변을 노린다면 후착 이변이나 삼복승에서 이변 가능성에 좀 더 관심을 가져보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연제호 기자 sol@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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