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얀 “부리람 전 경기력이면 전북 3연패 저지 가능”

입력 2016-02-25 09: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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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닷컴]

“다시 서울의 유니폼을 입고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무대에 서니 감회가 새롭네요. 정말 완벽한 경기였죠.”

2년 만에 돌아온 FC서울의 레전드 데얀은 올 시즌 처음으로 서울 유니폼을 입고 공식 경기를 치른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2007년 인천 유나이티드를 통해 한국 무대에 데뷔한 데얀은 이듬해 서울로 이적했다. 2013년까지 K리그 그라운드를 누빈 그는 매년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2011∼2013년 득점왕까지 차지하며 외국인 선수 중 전설의 반열에 오른 그는 2010, 2012년 서울의 K리그 우승, 2013년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준우승에도 혁혁한 공을 세웠다.

데얀은 2013 시즌을 마치고 중국으로 떠났다가 지난달 다시 돌아왔다. 자신이 화려한 시절을 보낸 한국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에서다. 중국에서는 가족과 함께 지낼 수 없던 탓도 있다. 어느덧 30대 후반 향해 달려가는 그의 이마에는 주름이 더 늘었지만 K리그를 호령한 공격수답게 첫 경기부터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다.

데얀은 23일 태국 부리람 유나이티드와의 2016 ACL 1라운드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그는 아드리아노와 최전방 공격수로 호흡을 맞추며 팀의 6-0 대승을 이끌었다. 볼 컨트롤과 송곳 같은 패스 등 전성기 못지않은 기량을 뽐낸 그는 올 시즌 이타적인 플레이까지 갖췄다. 예전의 데얀이라면 직접 해결할 상황이었다. 그러나 그는 욕심 부리지 않고 아드리아노 등 동료 선수에게 연결해 득점으로 이어지도록 도왔다. 데얀은 “아드리아노와 나는 스타일이 다르다. 아드리아노는 굉장히 빠르고 공간을 찾는 움직임이 탁월하다. 그 덕에 예전보다 경기하는데 훨씬 편해졌다”며 “올 시즌에는 골만 노리진 않겠다. 축구는 팀 운동이기 때문에 팀이 이길 수 있다면 다른 선수들이 골 넣는 것도 적극적으로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데얀이 서울을 떠난 사이 K리그 클래식은 전북 현대가 1강 독주체제를 공고히 하며 2연패를 달성했다. 전북은 올 시즌 이동국 등 기존 자원에 김신욱, 김보경 등을 더해 더욱 막강한 전력을 갖췄다. 전북도 23일 ACL 첫 경기에서 FC도쿄를 2-1로 물리쳤다. 전북에 맞서는 서울의 공격진도 만만치 않다. 데얀과 아드리아노 그리고 박주영으로 이어지는 서울의 공격진은 올 시즌 K리그 클래식 최고로 꼽힌다. 데얀은 “한국에서 좋은 선수들은 모두 전북이 데려간 것 같다. 강한 건 사실이지만 우리 팀 선수들도 충분히 자질이 있다”며 “내가 선수들 중 나이는 제일 많지만 훈련 때 분위기를 많이 띄우려고 한다. 선수들 정신력도 상당히 강한 상태다. 부리람 전 같은 경기력이 꾸준히 나온다면 전북의 3연패도 저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웃어보였다.

그는 왕년의 득점왕 출신이지만 올 시즌에는 득점보다 팀 우승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밝혔다. 데얀은 “서울에는 나 말고도 아드리아노, 박주영, 윤주태 등 득점할 수 있는 선수들이 무궁무진하다. 기회가 되면 득점왕에 도전하고 싶지만 우선은 한 경기 한 경기 승리하는 데만 집중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서울은 다음달 1일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산프레체 히로시마(일본)와 ACL 2라운드를 치른다.

동아닷컴 송치훈 기자 sch5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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