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다재다능 천재 뮤지션 다람 “정확한 직업은 그냥 학생이죠”

입력 2016-03-09 09:27: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다람, 사진|디에이치플레이엔터테인먼트

‘천재’의 한자는 하늘 천(天)과 재주 재(才)로, 이를 곧이곧대로 해석하면 하늘이 내린 재능, 혹은 그런 재능을 지닌 사람이다.

1996년 3월 25일 생으로 아직 만 스무 살이 채 되지 않은 다람은 ‘천재’라는 단어가 딱 들어맞는 소녀이다.

노래를 직접 만들고 부르는 싱어송라이터일뿐만 아니라, 현대 미술을 전공하는 미술학도이기도 하고, 여행 에세이집을 출간한 작가이자 사진가이기도 하다.

또 고등학교 시절에는 댄스 동아리에 가입해 무대 공연을 펼친 적도 있고(본인 말에 따르면 춤은 잘 추지 못한다고 한다), 취미는 롱보드 댄싱이다. 게다가 한국어와 영어, 불어, 중국어까지 4개 국어가 능통하다.

보통사람들 4~5명의 이력서를 다 합쳐도 될까 말까한 이력을 만 19세의 소녀 한 명이 모두 지니고 있는 셈이다.

이에 다람에게 천재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지 않냐고 묻자 “그냥 내가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이 강해서 다 하고 있는 거 같다. 주변에 더 잘하는 애가 많다”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하지만 곧이어 “주변에서 그런 얘기를 하면 좋아는 한다”라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다람은 “(스스로)그렇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냥 재미있게 하려 한다”라고 덧붙였다.

다람, 사진|디에이치플레이엔터테인먼트


물론 다람이 이련 이력을 지니게 된 계기는 있다. 집안 사정으로 인해 어려서부터 중국과 벨기에 등 해외에서 거주해야했기 때문이다.

다람은 “초등학교 6학년 때 아버지 일 때문에 다 같이 상하이로 갔다. 거기서 국제 학교를 다녔고, 중학교 3학년 때 다시 아버지가 벨기에로 발령이 나서 또 같이 갔다. 자연스럽게 좋은 경험을 많이 했다”라고 밝혔다.

물론 단순히 해외에 거주했다는 것만으로 이처럼 다양한 프로필을 획득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다람의 이런 다양한 직함들은 스스로의 관심과 노력이 수반 됐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다람은 “어려서부터 이것저것 많이 좋아했다. 전공으로 배우거나 입시로 한 건 아닌데, 벨기에에서 좋은 선생님을 만났고 음악과 미술을 많이 배웠다”며 “언어 같은 경우에는 의사소통이 안 되니 정말 중국어를 죽기 살기로 배웠다. 벨기에에서는 불어를 썼는데, 다들 영어를 잘해서 불어는 (실력이)좀 낮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원래는 런던에서 미술을 하려 했는데, 음악도 하고 싶고 그래서 한국에 들어왔다. 지금 정확한 직업은 그냥 학생이다. 음악하는 학생”이라며 웃었다.

좀 더 정확히는 미술을 배우며 음악을 하는 학생으로, 다람의 이런 능력은 싱글 ‘Winter Never Ends’에서도 발휘됐다.

다람은 ‘Winter Never Ends’의 작사, 작곡뿐만 아니라 재킷 이미지와 사진 촬영, 티저 영상 디자인 등을 모두 자신이 직접 해결했다.

다람은 “다양하게 하면 서로 도움이 된다. 하고 싶은 게 많고 좋아하는 게 많아서 하나만 하기 어렵다. 어느 날부터 다 하고 있더라. 사실 한가지에만 집중하는 게 필요한 거 같기도 하지만, 현대 미술을 배우면서 예술에 관련된 걸 다방면으로 배우고 있다. 예술 안에 장르는 달라도 다 관계가 있지 않나. 다 연결이 돼 있으니 재밌다. 굳이 포기를 하지 않아도 다 따라와서 좋은 거 같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다람, 사진|디에이치플레이엔터테인먼트


그렇다면 이제 중요한건 음악이다. 과연 다람이 들려주는 음악은 어떨까.

사실 다람은 벨기에에 있던 시절 ‘Where to go’와 ‘Daydreaming’, ‘산들산들’이라는 곡을 독자적으로 발표한 적이 있으나, 정식으로 소속사에 속해 한국에서 활동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다람은 “‘Winter Never Ends’는 내가 다 쓴 곡이고, ‘Without’는 곰PD(이충언 PD)가 써준 곡을 작업을 했다. 처음에 쓴 세 곡은 정말 고민 안하고 막 썼구나하는 느낌이 든다. 말 그대로 취미였다. 나 즐겁자고 했던 거다. 나이도 지금보다 훨씬 어렸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스무 살이 되니까 조금은 변화가 필요하지 않나하는 생각이 들더라. 더 솔직하고 진지하게 하고 싶은 곡을 넣고 싶었다. 두 곡 다 사랑 이야기인데, 내가 이런 사랑을 했다는 걸 보여주고 싶은 게 아니라. 스무 살에 느낀 내 감정이 순간순간 닮아있다고 생각했다”라고 과거의 곡들과 차이를 밝혔다.

더불어 다람은 “‘Winter Never Ends’는 겨울이 끝나지 않는 곳에 있더라도 너만 있으면 살만하다는 내용이다. 스무 살이 되면서 드는 고민들의 혼란스러움을 겨울이라고 표현했고, 힘든 순간들이 있더라도 너랑 있으면 괜찮겠다는 곡이다. ‘Without’는 스무 살 이전에는 제대로 누군가를 좋아한 적이 없는데, 그런 걸 느끼면서 익숙하지 않아서 짜증나는 감정을 담았다. 내가 이렇게 좋아해도 되나 하는 그런 받아들일 수 없는 감정의 혼란, 내가 느끼고 경험한 그런 감정들을 표현해보려고 했다”라고 이번 싱글로 표현하고자 했던 의미를 상세히 설명했다.

둘 모두 다람이 부른 곡이지만, 굳이 다람의 스타일에 어울리는 곡을 꼽자면 밝고 예쁜 분위기의 ‘Winter Never Ends’이다. 그리고 실제로 다람은 시종일관 미소를 잃지 않는 밝고 명랑한 아가씨이기도 하다.

다람은 “두 곡이 분위기는 다른데, 장르로 묶으면 비슷하다. 첫 곡이 내 색에 더 어울리는 거 같다. 두 번째는 처음해보는 스타일이었는데, 딥하고 어두워서 조금 어려웠다. 이런 느낌은 가사도 처음 써봤다”라고 털어놓았다.

이제 정식으로 한국에서 활동을 선언한 만큼 다람은 곧 라이브 무대에도 올라, 자신의 음악을 생생하게 들려줄 예정이다.

다람, 사진|디에이치플레이엔터테인먼트


다람은 “지금까지는 곡을 내고 활동이라는 걸 해본 적이 없다. 이번이 진짜 시작한다는 느낌이다”며 “회사 아티스트와 같이 공연하는 것도 4월에 일정이 잡혀있다. 학교에서 좀 불렀던 걸 빼면 버스킹도 안 해봐서 이게 첫 공연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잘 할 수 있을지 긴장 된다. 처음에 회사에서 그런 걸 할 거다는 얘기를 듣고 집에서 ‘헉’ 했다. 사실 처음 노래를 쓸 때 내가 직접 부를 거라고도 생각 안했다. 노래를 써서 주변에 주면, 원하는 방향대로 나오지 않아 그냥 내가 부르다 보니 싱어송라이터가 됐다. 사람들이 음원으로 들을 때와 차이 없게 하려고 연습하고 있다. 이번 첫 공연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앞으로 더 잘할 수 있을 지가 보일 거 같다”라고 첫 공연을 앞둔 떨림을 전했다.

물론 마냥 떨고만 있을 다람은 아니다. 게다가 이처럼 재능 넘치는 젊은 뮤지션의 등장은 음악을 소비하는 대중들에게도 큰 즐거움이다.

다람은 “열심히 준비해서 시작한 만큼 음악을 놓치지 않고 잘하는 게 목표다. 첫 목표가 이뤄지면 두 번째로는 더 좋은 곡을 만들고 활동을 많이 됐으면 좋겠다. 그래서 많이 알려지고 하면 좋겠다. 또 음악에 집중을 해도 다른 것도 놓치고 싶진 않다. 학교생활도 열심히 하고 내가 하고 있는 것도 다 잘하고 싶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끝으로 다람은 “또 인터뷰 보는 분들이 음악도 들어줬으면 좋겠다”라고 스무 살다운 유쾌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