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장현 기자의 런던 리포트] 토트넘, 한국어 홈페이지 개설 ‘손흥민에 거는 기대’

입력 2016-03-10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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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손흥민.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페이스북·트위터 등 SNS도 적극적 관리
작은 시장 정성…상품성보다 잠재력 기대


“너희는 ‘쏘니(손흥민 애칭)’를 어떻게 생각해?”

“우리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반응이 한국에선 어때?”

오랜 역사와 전통을 지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은 한국축구와 아주 가까운 팀이 됐다. 오랫동안 국가대표팀의 뒷문을 든든히 지켜준 측면 수비수 이영표(39·KBS 해설위원)가 활약했고, 2015∼2016시즌 개막을 앞두고 손흥민(24)이 독일 분데스리가 레버쿠젠을 떠나 새로운 도전의 길을 이곳에서 힘차게 열어젖혔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 토트넘이 손흥민을 영입하기 위해 레버쿠젠에 지불한 금액은 약 3000만유로(당시 환율 기준 약 394억원·추정치)다. 이 돈으로 레버쿠젠은 특급 선수 2명을 수혈했다. 1100만유로(약 144억5000만원)에 케빈 캄플(독일)을 도르트문트에서, 1200만유로(약 157억5000만원)에 치차리토(멕시코)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데려왔다. 그럼에도 레버쿠젠은 700만유로 가량의 이득을 봤으니, 토트넘이 손흥민을 얼마나 높이 샀는지 짐작할 수 있다.

당연히 손흥민은 충분한 대접과 사랑을 받고 있다. 세계축구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아스널과의 ‘북런던 더비’가 열린 5일(한국시간), 토트넘의 홈구장 런던 화이트하트레인에서 이러한 분위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경기장 곳곳에서 마주친 토트넘 직원들은 이날 한국에서 현장을 찾은 스포츠동아 기자에게 다양한 질문을 던졌다. 이미 스포츠동아 허유미 영국 통신원에게 여러 차례 궁금증을 보인 것도 부족해 여전히 많은 이야기를 듣고 싶은 모습이었다. 그 중 핵심은 ‘손흥민과 토트넘을 과연 한국에서 어떻게 받아들이고, 또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였다.

이미 토트넘의 노력은 눈에 드러나는 결과물로 입증됐다. 얼마 전만 해도 토트넘은 3개의 언어 채널로만 홈페이지를 관리했는데, 손흥민의 영입을 계기로 별도의 한국어 사이트를 개설했다. 영어, 스페인어, 중국어에 이어 4번째다. 유럽 빅클럽들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인 아시아 팬 확보의 일환으로 중국, 한국을 택한 것이다. 다양한 구단 용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까지 한국어로 운영된다.

이뿐 아니라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도 적극적으로 관리한다. 이런 SNS의 경우, 공식 홈페이지가 운영되는 4개국 외에 인도네시아어와 태국어, 말레이시아어 등 축구열기가 뜨거운 동남아시아 국가들을 추가로 끌어들여 눈길을 끈다.

한 관계자는 “우리 한국어 홈페이지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더니, “앞으로 보완할 부분이 있느냐. 어떤 점에 집중하면 좋을까”라며 토론을 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최근 허 통신원에게 토트넘 미디어 담당자도 “(우리와 손흥민에 대한) 한국 팬들의 다양한 반응을 영어로 번역한 리포트를 만들어줄 수 있느냐”고 요청했다. 그만큼 손흥민의 상품성과 가치를 높이 보고 있다.

토트넘은 재정이 빡빡한 클럽은 아니다. 익히 알려진 대로 유태인들의 영향을 많이 받으며 운영되고 있다. 대니얼 레비 회장부터 유태인이고, 다수 임직원이 유태인 계열이다. 화이트하트레인이 위치한 런던 북부에도 많은 유태인이 거주한다. 당연히 상업과 비즈니스를 중시한다. 손해 보는 장사는 아예 처음부터 하지 않는다.

그런데 손흥민은 좀더 특별하다. 단순히 ‘유니폼 판매를 확대하기 위해’ 영입한 것은 아니다. 한국시장이 아시아권에서도 중국과 일본, 심지어 동남아에 비해 크지 않다는 사실까지 알고 있다. 진짜 초점은 손흥민의 실력과 잠재력이다. 어린 나이부터 유럽 빅리그를 경험했고, 월드컵에 출전하며 기량을 인정받은 손흥민에 거는 토트넘의 기대는 남다르다.

런던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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