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캐릭터를 만난 변요한. 그의 연기가 꽃을 피웠다.
변요한은 SBS 창사25주년 특별기획 ‘육룡이 나르샤’(극본 김영현 박상연, 연출 신경수)에서 삼한제일검 이방지(변요한) 역을 맡아 50부작, 장장 6개월의 시간 동안 시청자와 마주했다. 방송 내내 시청자의 뜨거운 사랑을 받은 ‘육룡이 나르샤’. 그 중심에는 액션이면 액션, 눈물이면 눈물 어느 하나 흠잡을 곳 없는 변요한이 있었다.
22일 방송된 최종회에서 이방지는 척사광(한예리 분)과 최후의 결전을 벌였다. 이미 사랑하는 정인도, 지켜야 할 사람도 모두 죽어버린 상황, 모든 것을 다 잃은 이방지는 삶의 마지막이라도 되는 듯 처절하게 칼을 휘둘렀다.
척사광과 이방지의 대결에 무휼(윤균상)까지 합류했다. 과거 한 차례 검을 겨뤘던 세 사람. 이제는 모든 상황이 바뀌었고, 이들의 검은 더욱 슬프고 날카로워졌다. 결국 최후의 결전 끝에 척사광이 목숨을 잃었다. 이방지는 숨이 넘어가는 척사광을 향해 “당신 잘못이 아닐거요. 세상이 이상한거지..”라며 씁쓸하고 안타까운 말을 전했다.
이어서 이방지는 무휼에게 마음 속에 있던 마지막 한 마디를 건넸다. 이방지는 “네가 더 강해져서 날 죽이러 와줘. 무휼. 제발”이라고 말한 뒤 돌아섰다. 이방지와 무휼은 검을 쥐고 살아가는 무사로서, 서로 뜨거운 우정을 나눈 사이이다. 그런 무휼에게 죽여달라는 이방지의 한 마디. 이 말 속에는 세상을 향한 이방지의 분노와 씁쓸함, 허망함 등이 오롯이 담겨 있었다. 그만큼 시청자는 먹먹해질 수밖에 없는 한 마디였다.
이후 이방지는 어머니 연향(전미선)과 만났다. 연향은 이방지에게 함께 남경으로 떠나자고 요청했다. 이때 누이동생 분이(신세경)도 나타났다. 이방지는 자신을 걱정하는 동생 분이를 꼭 안아주며 눈물을 흘렸다.
‘육룡이 나르샤’ 속 이방지는 입체적이고도 매력적인 캐릭터였다. 어린 시절 순수했던 소년이 소중한 사람을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검을 쥐었고, 각지에 나타나는 왜구들을 때려 잡는 ‘까치 독사’가 됐다. 그리고 썩은 고려를 뒤엎고 새 나라 조선을 세우기 위해 날개를 펼쳤다. 새 나라 건국 이후에는 권력의 잔혹한 싸움 속에서 모든 것을 잃고 처절한 복수를 다짐했다.
극 중 삼한제일검 답게 변요한은 첫 등장부터 화려한 액션을 선보였다. 이후에도 칼을 쥐고 공중을 가르는 등 멋진 액션신들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변요한의 액션은 매번 시청자 손에 땀을 쥐게 했다. 이는 촬영 전부터 철저하게 준비한 배우 변요한의 열정과 노력이 만들어낸 결과이다.
여기에 변요한 특유의 깊이 있는 감정 연기까지 더해지며 ‘이방지’는 더욱 돋보였다. 특히 후반부, 왕자의 난에서 죽은 정인 연희(정유미 분)의 주검을 끌어안고 오열하는 장면은 안방극장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이처럼 변요한은 액션은 물론, 우수에 젖은 눈빛 연기로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인생 캐릭터 ‘이방지’를 만나 배우 변요한의 연기가 날개를 편 것이다. 6개월 동안 안방극장의 감탄을 유발한, 전천후 존재감을 입증한 배우 변요한의 다음 행보에 주목된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S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