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의 법칙]‘태후특집 뉴스9’ KBS의 낯 뜨거운 자화자찬

입력 2016-03-30 22: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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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상 갈무리

'태양의 후예'가 인기인 것은 맞다. 자랑하고 싶은 심정도 알겠다. 하지만 KBS의 자화자찬은 상식을 초월했고, 보는 이의 얼굴이 뜨거워질 수준이었다.

30일 방송된 KBS1 '뉴스9'에는 KBS2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 유시진 역으로 출연중인 송중기가 특별 출연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뉴스9'에 배우가 출연한 것은 송중기가 처음으로, 최근 부드러원진 뉴스 프로그램의 분위기와 '태양의 후예'의 인기를 감안할 때, 출연자체는 충분히 납득이 갈 만했다.

문제는 KBS가 너무 욕심을 부렸다는 것이다. 이날 '뉴스9'은 송중기의 출연을 제외하고도 가히 '태양의 후예 특집'이라고 할 정도로 '태양의 후예'에 관련된 내용이 넘쳐났다.

사진|영상 갈무리


그 조짐은 해외 파병부대의 총선 참여 소식부터 드러났다. 사상 최초로 해외파병 부대원들에게도 부재자 투표가 시행됐다는 소식을 전하던 KBS는 굳이 "'태양의 후예'의 실제 모델이 된 부대"라는 멘트를 집어넣었다.

시청자들의 흥미와 이해를 돕기 위해서였다라고 생각하면 여기까지도 이해할 만했다. 정말 낯 뜨거운 장면은 '태양의 후예'의 한류 효과에 대한 소식을 전할 때였다.

아예 '태후 특수…수출 날개'라는 타이틀을 내건 해당 뉴스는 처음부터 끝까지 '태양의 후예'가 이룬 '업적'을 구구절절하게 늘어놓으며 '태양의 후예'가 한류를 재점화시킨 주역임을 강조했다.

사진|영상 갈무리


또 해당 뉴스를 이어 곧바로 송중기와의 인터뷰가 진행됐고, 이 인터뷰는 송중기 본인 마저 "'뉴스9'에서 이런 질문을 받을 줄은 몰랐다"라고 할 정도로 팬미팅 수준의 질문들을 남발했다.

프라임 타임 뉴스는 방송국의 자존심이다. 게다가 KBS는 공영방송이다. 하지만 이날 '뉴스9'은 대한민국 공영방송의 자존심이 아니라 '태양의 후예'를 자랑하고 싶어 안달이 난 홍보방송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간 주중 드라마에서 큰 힘을 쓰지 못했던 KBS의 상황이나 국내를 넘어 범아시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태양의 후예'의 영향력 등은 이해하고 인정한다.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프라임타임 뉴스까지 홍보수단으로 전락시킨 KBS의 자화자찬은 상식을 아득히 벗어난 수준이었다.

사진|영상 갈무리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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