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조선묵 “한국판 리처드 기어? 중년의 로맨스 살리고 싶다”

입력 2016-04-07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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쉰을 넘긴 나이에도 멜로 연기를 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SBS 주말드라마 ‘미세스캅2’에 출연 중인 배우 조선묵은 “‘한국판 리처드 기어’로 불리며 연기에 정년이 없음을 보여주겠다”고 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쉰을 넘긴 나이에도 멜로 연기를 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SBS 주말드라마 ‘미세스캅2’에 출연 중인 배우 조선묵은 “‘한국판 리처드 기어’로 불리며 연기에 정년이 없음을 보여주겠다”고 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 꽃중년 조선묵 ‘제2의 인생’

여기, 이국적인 냄새가 물씬 풍기는 ‘잘’ 생긴 한 중년의 남자가 있다. 희끗희끗한 흰머리와 보타이가 누구보다 잘 어울린다. 어디선가 한 번쯤 봤을 법한 익숙함과 인자한 얼굴이 보는 이로 하여금 미소 짓게 만든다. 할리우드 배우 리처드 기어의 모습도 떠오른다. 연기자 조선묵(56)은 “소싯적 별명이었다”며 웃는다. 외모에서 풍기는 이미지와 딱 맞아떨어지듯 그는 최근 안방극장에 물든 ‘중년 로맨스’에 가장 적합한 남자다.


매니지먼트 대표·영화제작사 등 파란만장
“20년만에 다시 배우…마지막 기회가 왔다”


SBS 주말드라마 ‘미세스캅2’에서 대학총장 역으로 차화연과 멜로 연기를 선보인다. 두 사람의 멜로가 드라마의 맛을 살린다는 평가를 받는다.

“학창시절 차화연은 톱스타였다. 그런 사람과 멜로 연기를 하고 있으니 가슴이 두근거렸다. 하하!”

조선묵은 “연기에는 정년이 없다. ‘어렵게’ 다시 잡은 기회를 더 이상 놓치지 않고, ‘한국판 리처드 기어’로 불리며 중년의 맛을 살리고 싶다”고 했다.

“어렵게 잡은 기회”라고 강조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연기자에서 매니지먼트 대표 그리고 영화제작자까지 그야말로 파란만장한 길을 걸어왔기 때문이다. 1993년 SBS 창사 특집극 ‘머나먼 쏭바강’으로 데뷔한 이후 각종 드라마 주연을 맡기도 했다. 그러다 연기에 흥미를 잃고 매니지먼트로 눈을 돌린 뒤 영화제작자로까지 변신에 변신을 거듭했다. 그는 ‘실종’ ‘집행자’ 등을 제작한 영화사 활동사진의 대표이기도 하다.

“일생을 사는 동안 누구나 세 번의 기회가 찾아온다고 한다. 그 기회를 잘 잡아 성공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나는 아쉽게도 세 번 모두 실패했다. 매니지먼트 6년, 제작 8년, 귀가 얇아 십수년을 허송세월로 보냈다. 이제 와서 누굴 탓하겠는가. 내가 부족했던 것을. 더 늦지 않고 이 나이라도 과오를 뉘우쳤으니 다행이다. 하하!”

배우 조선묵.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배우 조선묵.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그는 2014년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마녀의 연애’에서 박서준의 아버지 역으로 눈길을 끈 후 조금씩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다.

“주위에서도 신기하다고 하더라. ‘너는 배우가 천직’이라면서. 20년 만에 다시 찾아온 기회를 잘 잡아보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같은 생각이다. 지금처럼 열심히 살아본 적이 없다. 과거엔 연기를 해도 이렇게까지 노력하지 않았다. 말이 길어지면 푸념처럼 들릴 거다. 실패한 인생에 마지막 기회가 왔으니 다시 시작해보려 한다. 멋지게!”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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