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DA:다] ‘태양의 후예’ 자세히 보면 김은숙 버전 아이리스

입력 2016-04-08 14: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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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지진, 전염병에 이어 남북갈등까지 멜로물에 녹여내 눈길을 끈다.

7일 방송된 '태양의 후예'에서는 북에서 남으로 넘어온 안정준 상위(지승현)와 유시진 대위(송중기)의 이야기가 전파를 탔다.

이날 방송에는 북한 군인으로서 명예를 지키고 싶어하는 안정준과 대한민국의 군인으로 명령을 수행해야 하는 두 사람의 갈등이 큰 축을 이뤘다. 특히 유시진은 북으로 돌아가면 죽게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군인으로서 명예를 지키려는 안상위를 이해하고 도움을 주는 모습을 보여주며 남북간 브로맨스를 완성했다.


그동안 '태후'는 우르크에서의 지진, 홍역과 바이러스 문제를 멜로에 녹여내 '재난 멜로'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 이런 가운데 이번주 에피소드에는 남북갈등 문제를 멜로의 틈에 집어넣는 과감한 시도를 보여줬다.

이같은 '태후'의 전개 방식은 비록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도 분명히 의미가 있는 작업이다. 재벌 3세와 일반인 여성의 만남, 출생의 비밀, 악녀의 방해 등 멜로 장르의 전형적인 클리셰가 없이도 재미있는 멜로를 완성할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이에 대해 한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김은숙 작가의 이런 시도는 '태후' 이전부터 계속되어 왔다. 방송가를 소재로 한 '온에어', 정치 이야기를 담은 '시티홀', 여성 스턴트맨이 여주인공인 '시크릿가든' 등이 대표적인 예"라며 "이런 시행착오를 거쳐 쌓은 노하우를 '태후'에 몽땅 담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비록 '태후'의 이런 요소들 때문에 시청자들이 마음 편히 드라마를 볼수 없는 부작용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이 안에 너 있다", "애기야 가자" 같은 대사들로 판타지만 자극하던 김은숙 작가가 남북문제를 다루고 '다나까 말투'로 멜로를 만들수 있게 됐다. 이만하면 그야말로 엄청난 발전 아닌가.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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