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체크] ‘사람이 좋다’ 조영구, 쉰 살에 찾아온 위기

입력 2016-04-14 16:0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 조영구, 20년 만에 때 아닌 위기에 봉착하다?

“수요일엔 한밤!” 20년 동안 이 한마디를 꾸준히 외쳐온 한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연예전문 리포터’ 방송인 조영구다. 1994년 SBS 공채 MC 1기로 데뷔한 그는 SBS 간판 프로그램 ‘한밤의 TV연예’ 에 들어가고 싶어 매주 찾아가 문을 두드렸다.

두드리면 열린다고 했던가! 1년여의 두드림 끝에 결국 애타게 원하던 프로그램에 당당히 입성해 리포터로서의 입지를 다지기 시작한다. 그렇게 23년이 흘렀다. 이젠 베테랑 방송인이 다됐지만, 주변 사람들도 알아주는 근면성실의 아이콘이다.

그런데 얼마 전, 매주 출근 도장을 찍던 프로그램이 갑자기 쉬게 됐다. 자타공인 ‘한밤의 터줏대감’의 마지막 출근길. 다른 때보다 옷을 고르는 그의 손길이 유난히 신중해 보이는데. 아내와 아들도 지켜보는 가운데 시작한 마지막 방송, 그 의미 있는 순간을 ‘사람이 좋다’에서 함께한다.




# 영구는 못 말려! 치열하고도 유쾌한 고군분투기

쉼 없이 달려온 쉰 살의 조영구. 그에게 있어서 긴 여정의 쉼표는 때 아닌 위기로 다가왔다. 한때 그의 고정 프로그램만 해도 9개! 어디든 달려 다니는 꿈 많은 사나이였다. 그러나 최근 들어 그의 자리가 하나 둘씩 없어지면서, 점점 그의 입지는 좁아져만 갔는데…

고민이 많던 시기, 그가 떠올린 건 다름 아닌 가수! 그저 노래가 부르고 싶었던 10여 년 전과는 마음가짐부터 달랐다. 지난해 발매한 그의 3번째 앨범은 리포터가 아닌 ‘가수’ 조영구로서의 새로운 입지를 다지기 시작한 인생의 후반전 신호가 되었다.

노력하면 반드시 된다는 그의 신념에 따라 조영구는 오늘도 달린다. 20년 만에 가진 조영구만의 첫 수요일 밤. 그가 매주 하던 일을 잃고 허전하겠다, 싶었던 찰나에 동료 가수들과 함께 인터넷 방송을 직접 열어 자신의 노래 실력을 선보였다. 사라져가는 일자리에 고민이 많았던 쉰 살의 가장, 조영구. 원 없이 노래를 부르는 그의 얼굴에 웃음꽃이 만연하다.

그리고 얼마 후 그가 찾은 ‘마이리틀 텔레비전’ 녹화장. 치어리더 옷을 입고 큰 소매를 펄럭이며 춤을 추는 조영구. 덕분에 고요하던 녹화장에 스태프들의 웃음소리가 울린다. 매사에 최선을 다하는 불굴의 사나이, 조영구. 숨겨져 있던 그의 매력을 발산한다.





# “여보! 정우야! 아빠 왔다” 기나긴 외출에서 돌아온 쉰 살 아빠 조영구

올해로 결혼 9년 차가 된 방송인 조영구, 신재은 부부. 2007년, 접점이 없어 보이는 두 사람을 이어준 건 바로 가수 현숙! 서로에게 왠지 모를 끌림이 있었다는 두 사람은 얼마 후 11살이라는 나이 차이를 극복하고 결혼에 골인했다.

그리고 같은 해, 아들 정우라는 선물까지 얻었다. 가장이 된 그는 그저 바쁘게 일하고, 바깥에 나가 돈을 버는 것만이 그의 역할이라 여겨왔다는데… 그러다, 영구가 돌아왔다! 집에 돌아오자 바깥에서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에 바빴던 조영구는 정작 집안 자리를 오랫동안 비워뒀다는 걸 깨달았다. 자신의 자리까지 묵묵하게 채워준 아내에게 새삼 고마움을 느끼는데…

집에 돌아온 아빠의 제안으로 떠나게 된 9년 만에 첫 봄나들이! 동물원으로 향하는 차안에서부터 신난 정우와 아내의 모습에, 먼 길 운전에도 어깨를 들썩이는 남편이자 아빠, 영구. 그동안 아내와 아들에게 소홀했다는 생각에 미안함과 고마움이 교차한다. 세 사람이 함께했던 순간이 적었던 탓에 남겨둔 사진도 손에 꼽는다는데…

오늘을 기억하고 싶은 가장 조영구, 카메라 셔터를 연신 누르며 입가에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봄바람 휘날리는 세 가족의 첫 나들이를 17일 오전 8시 ‘사람이 좋다’에서 방송된다.

동아닷컴 이슬비 기자 misty8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MBC ‘사람이 좋다’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