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단기간 40승 이현종 “올해 30승 추가 할래요”

입력 2016-04-29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렛츠런파크 서울서 활동하고 있는 이현종 기수가 한국경마 사상 최단기간인 데뷔 311일 만에 통산 40승을 달성했다. 2014년 이찬호 기수가 세운 기록은 6일 앞당겼다. 사진제공|한국마사회

■ 기수 데뷔 311일만에 신기록

면허시험 탈락 후 기수 포기 생각도
관리사 생활하며 틈틈이 기승교육
올해 117경기 출전 우승만 19차례


“기수후보생 시절에 이찬호 선배가 세운 최단기간 40승 기록을 보며 나도 저런 기록을 세울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꿈이 현실이 됐다.”

한국경마에 ‘무서운 신인’이 탄생했다. 렛츠런파크 서울의 이현종(22) 기수다. 이 기수는 그동안 ‘대형신인’ ‘떠오르는 샛별’ 등의 수식어로 스포트라이트를 받더니 지난 24일 마침내 한국경마 최단기간 40승이라는 ‘대형사고’를 쳤다. 데뷔 311일 만에 이룬 대기록이다. 2014년 이찬호 기수가 세운 최고기록(317일)을 6일이나 앞당겼다.


최단기간 40승…“철저한 생활습관과 체력훈련 덕”

이현종 기수는 ‘될성부른 떡잎’이었다. 데뷔 초부터 날았다. 특히 올해는 물이 올랐다. 올해 117경주에 출전해 우승만 19차례나 차지했다. 지난달 6일에는 데뷔 이래 처음으로 대상경주 우승트로피도 품에 안았다.

비결은 뭘까. 이 기수는 철저한 생활습관과 체력훈련 덕이라고 했다. 선배들에 비해 체력과 정신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고 조교 시 운동량을 늘리는 한편, 정교하게 경주마를 탈 수 있는 방법을 연구했다.

그는 “그는 많을 때는 10두 이상, 평소에도 7두 이상 매일 경주마를 훈련시키는 중이다. 오후에는 기승기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담배는 손도 대지 않는다”고 했다. 또한 “훈련을 열심히 하다 보니 자연스레 체중이 유지된다”며 “체중조절을 할 필요가 없어 정신적 스트레스도 덜하다”고 말했다.

주변의 도움도 많았다. 그는 “박재호 조교사와 마방식구는 물론 황재기 팀장, 김훈 교관 등의 도움이 컸다”며 “예시장을 나가면 항상 경마팬 10명 정도가 파이팅을 외쳐주시는데, 생김새를 다 기억할 정도다. 실수를 해도 독려해주셔서 힘이 된다”고 고마워했다.


● 기수면허시험서 한 차례 고배마시고 김영관 조교사 관리사로 근무

그가 지금은 이렇게 잘 나가지만 힘든 시절도 있었다. 이현종 기수는 마사고를 거쳐 채상현 기수, 조희원 기수 등과 함께 2012년 6월 경마아카데미 후보생으로 입학했다. 하지만 기수면허 취득과정에서 한 차례 고배를 마셔 기수로의 데뷔는 입학동기들보다 한해 늦어졌다. 재응시는 가능하나 경마아카데미에서의 재교육은 힘든 상황이다 보니 기수생활을 포기할 생각도 했었다.

그는 “재응시 준비기간 동안 훈련참여가 불가능해 사실상 가능성이 희박했다. 윤각현 부산경마처장과 김영관 조교사가 합심해 도움을 주지 않았다면 오늘과 같은 영광스런 자리는 없었을지도 모른다”고 회고했다.

이후 이현종 기수는 9개월여 가량 김영관 조교사 마방에서 관리사 생활을 시작했다. 오전에는 경주마를 조교하고 오후에는 입학동기들과 기승기 교육에 참여했다. 당시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에서는 기수뿐만 아니라 관리사를 대상으로도 기승기 교육을 진행하고 있었던 게 호기가 됐다.

그는 “당시의 경험이 현재의 나를 있게 했다. 말을 잘 타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게 소속 식구들과 연대감을 형성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김영관 조교사는 물론, 한대훈 관리사 등 당시 식구들이 배려를 많이 해줬다”며 “10시간 이상 일하며 시험도 준비하려니 신경이 예민해질 수밖에 없었는데 늘 배려해줘서 고맙고 미안했다”고 덧붙였다.

문세영, 조성곤 등 렛츠런파크 서울 최고 스타기수들에 이어 다승 5위를 기록 중인 이현종 기수. 그는 기수이다 보니 다승에도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올해의 목표는 무엇일까. “올 목표요? 올해 30승을 추가해야죠.” 역시 그는 당찬 기수였다.

연제호 기자 sol@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