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상승세 ‘구관’이 불 붙였다

입력 2016-05-02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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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이동국-한교원(오른쪽). 사진제공|전북현대·한국프로축구연맹

이동국 첫 공격포인트 250개
한교원도 2경기 연속골 폭발


2016시즌을 앞두고 전북현대는 대대적으로 전력을 보강했다. 2014년과 2015년에 이은 K리그 클래식(1부리그) 3연패, 그리고 처음 정상에 선 2006년 이후 10년만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정복을 위한 사전작업이었다. “언제 어디서나 압도적인 팀이 돼야 한다”는 전북 최강희 감독의 의지는 국가대표팀에 버금가는 스쿼드로 이어졌다. 대부분의 보강이 최전방과 공격 2선에 집중됐다. 김신욱, 김보경, 이종호, 고무열, 로페즈 등 쟁쟁한 선수들이 겨울이적시장을 통해 차례로 합류했다.

높은 기대감 속에 맞이한 새 시즌. 그러나 2% 부족했다. 제각각이던 합류시기로 인해 완성도가 떨어졌다. 긴 레이스의 초반부라고 자위하기에는 걱정이 컸다. 오락가락하는 흐름에 비난과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해결사가 절실할 때, 또 고비가 찾아왔을 때마다 팀 전체에 자극을 불어넣은 것은 기존 선수들이었다. K리그만을 기준으로 하면 전북에서 가장 많은 공격 포인트를 올린 이들은 절대다수가 ‘구관’들이다. 8라운드까지 소화한 현재 득점과 어시스트를 합친 팀 최대 수치가 4개인데, 베테랑 스트라이커 이동국과 미드필더 이재성이 각각 4골과 4도움을 올렸다. 이어 측면 날개 한교원(3골)과 레오나르도(2골·1도움)가 그 뒤를 따른다.

4월 3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클래식 막내’ 수원FC와의 8라운드 홈경기(3-1 승)에서도 구관들이 힘을 냈다. 이동국이 페널티킥(PK) 선제골로 K리그 사상 첫 공격 포인트 250개(184골·66도움) 고지를 밟았다. 어시스트 4개만 추가하면 역시 사상 처음으로 70골-70도움 클럽에 가입한다.

한교원도 인상적이다. 7라운드 상주상무와의 원정경기(2-2 무)에서 2골을 뽑은 데 이어 이날 수원FC를 상대로도 골 맛을 봤다. 저마다 한 가닥씩 하던 내로라하는 영입생들에게 밀려 거의 설 자리가 없을 것이란 비관적 전망이 많았던 터라, 한교원의 눈부신 활약은 더욱 눈부셨다. “(노리는 타이틀이 많은) 전북이라 언제든 기회가 오기 마련”이라는 의지 속에 더욱 단단히 대비했고, 그 결실을 맺고 있다.

최 감독도 “기존 선수들과 신입 선수들의 경쟁이 팀에 큰 활력을 불어넣는다”고 말했다. 적절한 자극과 안정된 밸런스가 필요한 것은 전술과 전략만이 아니다. 위화감 없는 선수단 분위기 역시 강팀에는 꼭 필요하다. 누가 투입되더라도 ‘평균 이상은 한다’는 자신감으로 똘똘 뭉친 지금의 전북이 그렇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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