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피플] SK 최정민, 준비된 대타의 ‘4할 맹타’

입력 2016-05-05 01: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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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민. 스포츠동아DB.

[베이스볼 피플] SK 최정민, 준비된 대타의 ‘4할 맹타’

-5년차 군필 내야수, 고메즈 부상으로 주전 기회 잡아
-준비된 대체선수, 4할 맹타로 용병타자 공백 지워

SK는 외국인타자 없이 시즌을 치르고 있다. 내야수 헥터 고메즈(28)는 팀이 치른 28경기 중 절반인 14경기에 선발 출장한 뒤, 가래톳 부상으로 2경기 대타 출장 이후 2군으로 내려갔다.

전체적으로 타격 성적이 좋지 않은데 힘을 보태야 할 외국인타자마저 없다. 게다가 고메즈는 주전 유격수로 시즌을 시작했다. 그러나 현재 SK에선 그의 공백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 고메즈가 16경기서 타율 0.196(56타수 11안타)·3홈런·7타점으로 ‘공갈포’ 이미지만 남기는 등 부진하기도 했으나, ‘대체선수’의 활약이 워낙 훌륭하기 때문이다.

고메즈 영입 이후 2루수로 이동했던 김성현(29)이 다시 유격수로 옮겼고, 2루수 자리엔 5년차 군필 내야수 최정민(27)이 투입됐다. 지난해 유격수로 최다실책(23개)을 기록한 김성현은 고메즈 결장 이후 유격수로 뛰면서 단 1개의 실책만을 범하는 등 환골탈태한 모습이다. 1군 경험이 적은 최정민도 실책은 1개뿐이다.

●1군 캠프 못간 최정민, 기회는 노력한 자에게 온다!

공격력에서도 새로운 키스톤콤비의 활약이 빛난다. SK 주전 라인업에서 3할 이상을 치고 있는 이는 4번타자 정의윤과 최정민, 김성현뿐이다. 특히 1군 경험이 없는 최정민의 활약이 놀랍다. 마산고와 동아대를 졸업한 최정민은 2012년 신인드래프트 5라운드 전체 49순위로 지명됐고, 지난해까지 통산 1군 출장이 10경기에 불과한 ‘중고 신인’이다. 입단 2년차에 상무에 입대해 군복무까지 마쳤다.

최정민은 4일까지 타율 0.400(40타수 16안타)·3타점·6득점으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공수에서 고메즈의 공백을 훌륭히 메워주고 있다. 사실 시즌 전만 해도 최정민은 1군 전력이 아니었다. 오키나와 1군 캠프에 합류한 내야 백업선수는 ‘젊은 피’인 박계현(24)과 유서준(21)이었다. 최정민은 대만 2군 캠프에서 이를 악물었다.

그러나 정작 시즌 개막 이후 기회를 잡은 건 뒤처져있던 최정민이었다. 박계현은 오키나와 캠프 막판 낙마했고, 유서준은 시범경기에서 아쉬운 수비력을 보였다.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최정민은 고메즈의 부상 이후 베테랑 이대수(35)를 제치고 선발출장 기회를 잡았다. 처음 주전으로 나선 지난달 20일 문학 넥센전 4타수 3안타 1타점 맹타를 시작으로 꾸준히 활약해주면서 코칭스태프에게 ‘차세대 주전’으로 눈도장을 받았다.

●“1군 선수? 주전보다는 어떤 자리에서든 최선 다한다!”

훌륭한 대체선수로 1군 맛을 보고 있는 지금 어떤 기분이 들까. 4일 문학 한화전에 앞서 만난 최정민은 “항상 100%로 경기에 나갈 준비를 해왔던 게 도움이 된 것 같다. 언제든 기회가 오면 확실히 잡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요즘은 무조건 열심히 한다는 생각 뿐”이라며 활짝 웃었다.
시즌을 앞두고 결혼도 하면서 더욱 이를 악물었다. 그러나 여전히 긴장을 늦출 수는 없다. 최정민은 “주변에서 축하도 많이 해주시지만, 최대한 남들 시선은 의식하지 않으려 한다. 아직 1군 선수라고 생각 안하고 경기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2루수로 기회를 잡은 건 최정민 본인이다. 그는 “주포지션인 2루수로 뛸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한다. 제일 잘 할 수 있는 위치라 자신감도 있다”며 “고메즈가 돌아와 백업이 된다고 해도 지금처럼 잘 준비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욕심보다는 최선을 다하는 게 먼저였다. 그는 “주력이나 항상 열심히 하는 건 누구보다 자신 있다. 방망이보다는 항상 수비를 최우선으로 신경 쓰고 있다. 주전 욕심보다는 어떤 자리든 맡은 바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최정민은 이날 경기에서도 4타수 3안타로 맹활약했다. 첫 선발출장 경기 이후 2번째 3안타 경기다. 특히 자신의 말대로 장기인 스피드를 마음껏 뽐냈다. 3회와 6회 상대의 허를 찌르는 기습번트가 2차례나 안타로 연결됐다. 이제 ‘최정민’ 이름 석 자를 모두에게 각인시킬 때가 왔다.

문학 |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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