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지성 “‘프로듀스101’, 아이오아이, 항상 빛나는 친구들 됐으면”

입력 2016-05-09 15: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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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영 내내 큰 화제를 모았던 Mnet ‘프로듀스101’의 상위권자들로 구성된 걸그룹 아이오아이(I.O.I)가 데뷔하자마자 큰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가운데, 비록 최종 11인에는 들지 못했지만 각자의 개성과 매력으로 중무장한 연습생들 역시 비상한 관심을 얻고 있다. 김지성도 마찬가지.

조기 탈락에도 불구하고 연습생들 간의 비주얼 투표에서 5위를 차지한 김지성은 뛰어난 외모를 앞세워 본격적인 연기자의 길을 선언했다. 다른 연습생들과는 조금 다른 행보다. 당장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커피 메이트'와 '아무리 생각해봐도 상범 씨의 첫사랑(가제)'을 통해 연기자로서 그 첫 걸음마를 뗀다.

“엑스트라나 작은 역할도 좋으니 배우의 길을 탄탄하게 밟고 싶어요. 이번에 현장에서 부딪치면서 연기에 대해 많이 배울 수 있었고요. ‘아무리 생각해봐도 상범 씨의 첫사랑’에서는 김혜자 선생님의 아역을 맡았는데 정말 영광이죠. 제 소녀스러운 이미지가 선생님과 비슷해 캐스팅했다고 해요. 아직 실제로는 한 번도 못 뵀는데 국민 엄마잖아요. 빨리 뵙고 싶어요.”

이제 갓 스무 살을 넘긴 소녀지만, 7년간 여러 회사를 전전하며 오랜 연습생 생활을 보냈다. 그 기간 동안 맛본 실패와 좌절은 그를 나이에 비해 훨씬 성숙하게 만들었다.

“데뷔를 눈앞에 둔 상황에서 팀이 사라지곤 했어요. 그때마다 생기는 실망과 상실감이 엄청 컸죠. 지금은 나름대로 극복하는 방법을 터득했지만 어렸을 때는 누가 알려주지도 않았고 막막하고 힘들었어요. 소속사 대표가 사라진 적도 있고 계약 파기로 소송을 당한 적도 있어요. 법원에서 서류가 오니까 경비 아저씨가 ‘왜 어린애 앞으로 자꾸 이런 게 오냐’라고 하시기도 했죠. 그러다 보니 밖에 나가기도 두렵고 부모님 보기도 죄송했어요.”

자신보다 더 짧은 연습 기간에도 먼저 데뷔하는 친구들을 보며 아쉬움을 삼켜야만 하는 일도 잦았다. 쓰리고 아픈 경험이었지만 그만큼 꿈을 향해 가는 과정이라 생각하며 마음을 다독였다.

“처음에는 아쉬운 마음이 컸지만 나중에는 ‘그 친구들만의 매력과 메리트가 나보다 많이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했어요.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 힘든 일을 많이 겪고 연예인을 포기할까도 생각했었는데 아무리 곰곰이 생각해봐도 이 길이 너무 좋아서 놓을 수가 없더라고요.”

그런 김지성에게 ‘프로듀스 101’ 출연은 자신의 7년간의 연습생 생활이 헛되지 않았음을 증명해 보이고픈 마음으로 결정한 선택이었다.

“이미 연기 쪽으로 마음을 굳힌 후라 출연에 대한 고민이 많았지만 여태까지 연습생 활동을 한 게 얼마나 도움이 됐는지 그동안 잘 해왔는지 확인받고 싶은 것도 있었어요. 부모님이나 주위 사람한테 성장한 모습도 보여주고 싶었고요.”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68위라는 아쉬운 성적으로 방송 5회 만에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방송 분량은 총 5회를 통틀어 채 1분도 되지 않았다. 자신만의 성격이나 매력을 보여주기에는 너무 짧은 시간이었다. 출연에 후회는 없지만 두고두고 아쉬운 대목이다.

“처음엔 순위를 매기는 형식인 줄 몰랐어요. 그렇게 완벽하게 경쟁하는 구도인지도 몰랐고요. ‘그래도 101명 중에 30등은 하겠지’ 생각했는데 너무 빨리 탈락해서 허무하기도 하고 ‘내가 실력이 이 정도밖에 안 되나’ 실망도 했어요. 아쉽긴 했지만 한편으로는 홀가분하기도 했어요.”

김지성은 친동생 김홍은과 함께 해피페이스 엔터테인먼트 소속으로 출연했다. 유일한 자매 출연자였지만 이 같은 사실도 방송에선 제대로 언급이 안돼 속상한 마음도 컸다.

“자매 출연이 화제가 되었으면 더 좋았겠지만 그래도 동생이랑 같이 출연 하게 돼서 의지가 되고 좋았어요. 힘든 점 좋은 점도 같이 공유할 수 있고요. 나중에 둘 다 유명해지면 제시카-크리스탈 선배님처럼 자매 리얼리티를 찍고 싶어요. 우리는 워너비의 모습보단 현실 자매의 리얼 일상을 보여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동고동락하며 소녀들의 노력과 고충을 누구보다 잘 아는 김지성이기에 자신과 같이 출발점에 선 아이오아이에 대한 당부와 격려도 잊지 않았다.

“대부분 저보다 어린 친구들인데 잘 됐으면 좋겠어요. 악플이나 욕을 먹는 거 보면 안타깝기도 하고요. 정말 꿈을 꾸는 소녀들이고, 누구보다 간절했던 친구들이고, 더 꿈에 가까워진 친구들이니까 많은 격려를 해주셨으면 합니다. 나중에 멤버 각각 자신의 위치에 돌아갔을 때도 각자 포지션에서 항상 빛나는 친구들이 됐으면 좋겠어요.”

이제 더 이상 연습생이 아닌 당당히 신인 연기자로서 불리고 싶은 김지성, 연기에 대한 설렘과 당찬 포부를 드러내는 그의 두 눈은 반짝반짝 빛났다.

“대학생 또래의 감성을 담은 알콩달콩 하고 풋풋한 멜로를 해보고 싶어요. 지금 제 나이에서만 할 수 있는 멜로에 대한 갈망이 가장 큰 것 같아요. 국민 첫사랑 계보를 잇고 싶은 열망도 있고요(웃음). 이제 시작인데 계속 발전해가는 모습만 보여드리려 노력할 거예요. 동생과 함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배우 자매’라는 타이틀을 얻을 때까지 열심히 하고 싶어요. 지켜봐 주세요.“

동아닷컴 권보라 기자 hgbr36@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ㅣ 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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