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바퀴로 쓰는 HE-스토리] 조성래 “삼연대율 62% 비결, 제주도 합숙”

입력 2016-05-18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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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륜 특선급 조성래 선수는 ‘마크의 귀재’로 불린다. 올 시즌 삼연대율이 62%에 달하는 등 성적도 쑥쑥 오르고 있다. ‘벨로드롬의 장사’로 통하는 조 선수는 “힘의 원천은 집안 내력”이라고 했다. 사진제공|조성래

16년차 노장…2년째 붙박이 특선급
동료 박성호 고향서 합숙훈련 효과
타고난 힘? 할아버지의 좋은 DNA


벨로드롬에서 조성래(39)하면 ‘특선급 내선 마크의 귀재’라는 말이 나온다. 상대선수를 끌어낸 뒤 마크전환을 하는 능력이 최고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성적도 좋다. 17일 현재 삼연대율(3위 안에 들어오는 성적) 62%, 전체 순위 26위를 달리고 있다. 2001년 경륜훈련원 8기 50명중 8위로 졸업을 했다. 김민철, 김영섭, 홍석한 등 특선 고참 선수들이 동기다. 올해 16년차로 데뷔 초 우수급에서 시작해 2014년부터 특선급 붙박이 선수로 2년째 활약 중이다.


- 특선급에서 ‘마크전환의 귀재’로 꼽히고 있는데.

“연대에 의한 협공 보다 내 자신의 몸 상태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마크는 스피드 시점과 내선 확보가 중요하다. 상당한 테크닉도 요구된다. 평소 특선급은 물론 우수급도 동영상을 통해 연구하고 있다. 모자란 부분이 있으면 동료들을 통해 강자 내지 최근 기록이 좋았던 선수들 위주로 파악에 나서고 있다.”


-올 시즌 62%의 삼연대율이 좋다. 비결이 뭔가.

“노장이라 훈련량을 늘리고 있다. 장거리, 오토바이 스피드 훈련을 병행하고 있다. 간간이 제주도 합숙훈련도 하고 있는 게 삼연대율이 좋은 비결이라고 생각한다. 이 기회를 통해 팀 동료 박성호 선수와 박성호 선수 부모님께서 감사드린다. 박성호 선수의 부모님께서 제주도에 거주해 전지훈련에 도움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조성래는 팬심으로 뽑은 2006년 네티즌배 우수급 우승 외 2002년, 2006년 대상경륜 우수급 우승을 차지한 경력이 있다. 실력은 이미 정평이 나 있다. 자전거와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됐을까.

“초등학교 시절 2년 정도 육상을 했다. 중학교 진학 후 사이클부에 들어갔다. 진학 초기 50명이었으나 졸업 때 혼자만 남았다. 남들 그만 둘 때 유혹이 많았으나 홀로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사이클 선수로서 긴장감과 스피드에 매료되었기 때문이다. 고교 때 메달권이었으나 여러 가지 불운이 겹쳐 뛰어나지 못했고, 실업 1년차까지 평범한 선수였다. 실업 2년차 되던 해 1997년에 드디어 성적을 내기 시작했다.”

그렇다. 그는 ‘슬로우 스타터’다. 시동이 늦게 걸리는 선수다. 프로 입문 후 2004년까지 자력승부를 했으나 이후 골반통증으로 균형이 무너져 5년 동안 고생했다. 당시 핸들잡기가 힘들 정도로 고통이 심했다. 멀리보고 끊임없는 치료와 스트레칭을 통해 재활에 성공했다. 16년차인데 이제야 특선급에서 활약을 하는 걸 봐도 영락없는 ‘슬로우 스타터’다.


-늦게 꽃피웠지만 최고의 선수다. 기억에 남는 경주는.

“2011년 2월13일 광명대상경륜 우수급 결승에서 타종 기습선행으로 후미 선수들을 10차신 따돌리며 우승 직전까지 갔으나 송현희 선수에게 추입을 허용해 아쉽게 준우승했을 때다. 자력승부에 의한 입상권 진입이라 자신감이 생긴 계기가 됐다. 팀 동료들로부터 인상적인 경주라 꼽히고 있을 정도인데 그 때를 회상하면 자신감이 다시 생기곤 한다.”


-성적이 좋은 편인데 훈련은 어떻게 하나.

“팀 훈련 외 개인훈련으로 달리기, 계단 뛰기를 하고 있다. 자전거가 정적인 운동이라 동적인 운동을 통해 체력을 보강하고 있다. 365일 빼 놓지 않고 하고 있을 정도다. 시합 후 피로회복이 빠를 정도로 효과를 얻고 있다.”


-힘이 장사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내 장점 중의 하나는 경주 중에 힘을 여러 차례 쓸 수 있다. 할아버지께서 ‘180cm가 넘는 장사’였던지 유전적으로 타고 났다는 얘기를 듣고 있는데 남들과 비교해 심폐 구조가 좋다. 단점은 선행이다. 체력이 문제인데 단점을 보완하기보다 장점을 키우는데 주력하고 있다.”


-가족은 어떻게 되나.

“아내(김은정·35)와 1남 1녀가 있다. 2013년 친구의 소개로 만나 2년 연애 끝에 결혼했다. 검소함과 부지런한 점에 이끌려 꼭 결혼하고 싶었다.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부를 누리지 않고 홀로 학비를 벌 정도였다. 내친김에 교제 몇 차례 이후 처가를 방문해 딸을 달라며 고백했을 정도다. 현재 운동선수인 남편과 두 아이를 위해 ‘엉덩이가 땅에 안 닿을 정도로’ 부지런해 항상 감사하고 사랑하고 있다.”


-앞으로 목표는 뭔가.

“단기적인 목표는 특선급 유지가 아니라 더 높은 곳에서 활동하고 싶다. 장기적인 목표는 특선급에서 노장인데 불구하고 인정받는 선수가 되고 싶다. 최근 특선급으로 특별승급한 박종현 선수, 1기 출신으로 우수급 강자로 활동하고 있는 장보규 선수를 존경하는데 그들처럼 되고 싶다. 특히 부산 고향에서 기억에 남고 후배들에 귀감이 되는 경륜 선수로 남고 싶다.”

연제호 기자 sol@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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