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오해영’은 동명이인의 잘난 오해영(전혜빈) 때문에 인생이 꼬인 그냥 오해영(서현진)과 미래를 볼 수 있는 능력을 지닌 남자 박도경(에릭) 사이에서 벌어진 동명 오해 로맨스물이다. 17일 방송된 6회 이전까지는 작품 속 캐릭터 설정에 따라 예쁜 오해영으로 분한 배우 전혜빈이 여자들의 공공의 적으로 떠올랐다. 전혜빈조차 드라마 기자간담회에서 “예쁜 오해영 캐릭터는 상징적이다. 예쁜 척을 해야 해서 나 스스로도 부담스럽다. 댓글을 보고 나면 힘들다. 꿋꿋하게 드라마를 위해서 열심히 하겠다”고 역할에 대한 부담감을 나타낼 정도였다.
하지만 6회에 예쁜 오해영을 둘러싼 오해가 풀리면서 그녀 또한 보통 오해영인 서현진처럼 시청자들의 응원을 받고 있다. 전혜빈은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였다. 예쁜 오해영이 결혼식 날 박도경(에릭)을 떠난 이유가 예비 시어머니 허지야(남기애)의 훼방 때문임 밝혀졌고, 그런 와중에도 박도경에 대한 애정의 끈을 놓지 않았던 예쁜 오해영의 사연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전혜빈은 ‘비슷한 캐릭터만 연기한다’는 일부 좋지 않은 평가를 보란 듯이 뒤엎고 복합적인 예쁜 오해영의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한다.
보통 오해영으로 분해 최근 여성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고 있는 서현진은 “털털한 여자 주인공이 사랑받는 시대가 와서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오해영’ 속 서현진은 tvN ‘식샤를 합시다2’(2015) 백수지와 맥락을 같이 한다. 체중 콤플렉스를 지닌 백수지 대신 예쁜 오해영 콤플렉스를 지닌 보통 오해영으로 변신했다. 안타깝고 짠한 기운을 지닌 캐릭터를 몰입감있게 표현할 줄 아는, 마치 드라마의 리얼 예능처럼 실재감 있게 만드는 배우다.
예쁜 오해영을 둘러싼 오해가 풀리면서 오해영‘들’은 제대로 사랑 경쟁을 벌여야하는 상황에 놓였다. 하지만 서현진과 전혜빈은 두 오해영 모두를 응원하게 만드는 특이한 재주를 지녔다. ‘또 오해영’ 7회는 오는 23일 밤 11시 방송된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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