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 최승준 대타만루포…이적 설움 날렸다

입력 2016-05-19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SK 최승준은 거포 유망주로 평가받았으나 잠재력을 터트리지 못하고 지난 시즌이 끝난 뒤 LG에서 SK로 이적했다. 그런 그가 18일 롯데와 홈경기에서 7회말 대타로 나서 만루홈런을 터트리며 활짝 웃었다. 홈런을 친 뒤 동료들의 환영을 받고 있는 최승준(가운데). 문학|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롯데전 7회말 초구 그대로 받아쳐
데뷔 첫 만루포…SK 역전승 견인
“지금까지 때린 홈런 중 최고의 한방”


경기를 뒤집는 스윙 한 방이었다. 팀을 패배 위기에서 승리로 이끄는 ‘대타 초구 만루홈런’이었다.

SK 최승준은 18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롯데전에서 1-3으로 뒤진 7회 무사 만루에서 대타로 나서 상대 선발 조쉬 린드블럼의 초구를 받아쳐 역전 만루홈런을 쏘아올렸다. 이 한 방으로 SK는 단숨에 5-3으로 역전하면서 승리했다.

대타 만루홈런은 올 시즌 2번째이자 역대 43호. 데뷔 11년차인 최승준으로선 개인통산 2번째 대타 홈런인데, 만루홈런은 생애 첫 경험이다. 개인적으로 12일 문학 두산전에서 시즌 첫 홈런을 뽑아낸 뒤 이날 자신의 시즌 2호 홈런을 값진 진기록으로 장식했다.

최승준은 7회말 4번 정의윤부터 5번 박정권, 6번 헥터 고메즈의 연속안타로 만든 무사 만루 찬스에서 7번 최정민 대신 타석에 들어섰다. 상대는 롯데 선발 린드블럼. 린드블럼은 6회까지 73개의 공만 던지며 1실점 호투를 이어가고 있었다. 그러나 최승준은 린드블럼이 7회 연속안타를 맞으며 흔들리는 상황을 놓치지 않았다. 곧바로 초구 슬라이더를 통타해 왼쪽 담장을 훌쩍 넘겨버렸다.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시속 135km짜리 슬라이더가 배트 중심에 걸렸다.

린드블럼에게 시종일관 끌려가던 SK는 최승준의 한 방으로 단숨에 리드를 잡고 2연승을 이어갔다. 이날 선발로 나온 에이스 김광현 역시 패전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18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렸다. 7회말 무사 만루에서 SK 대타 최승준이 롯데 선발 린드블럼을 상대로 역전 좌월 만루홈런을 쏘아올린 뒤 환호하고 있다. 문학|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최승준의 대타 만루홈런은 올 시즌 KBO리그 2번째인데, 공교롭게도 지난달 22일 두산 김재환이 잠실 한화전에서 대타 만루홈런을 때려냈을 때도 초구(상대투수 이재우)를 공략한 것이었다.

최승준은 지난해 12월 LG가 포수 정상호를 FA(프리에이전트)로 영입했을 때 SK가 보상선수로 지명한 선수였다. 그간 LG에서 거포 유망주로 꿈을 키웠지만 좀처럼 잠재력을 터뜨리지 못한 채 10년의 세월을 보내야했다. SK 이적 후에도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올 시즌 17일까지 16경기에 나섰지만 선발출전은 6번에 그쳤고, 성적은 타율 0.258, 1홈런, 3타점에 머물고 있었다. 그러나 최승준은 대포 한 방으로 팬들에게 다시 한번 거포 이미지를 각인시키게 됐다.

최승준은 경기 후 “지금까지 때려낸 홈런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홈런인 것 같다”며 기뻐했다. 이어 “중요한 상황에 기회가 와서 결과는 생각하지 않고 타석에 임했다”며 “벤치에서 린드블럼의 볼 스피드가 좋아 오로지 타이밍에만 신경 썼는데 운 좋게 홈런으로 연결된 것 같다”고 말했다.

문학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