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강은탁 “포기않고 버티니 연기로 벌어먹고 있다”

입력 2016-05-21 09: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연기자 강은탁. 김종원기자 won@donga.com

연기자 강은탁(34)은 4년 전인 2012년 군 복무를 마치고부터 앞만 보고 달렸다.

20대 후반 본격적으로 연기를 시작해 다른 이보다 조금 늦은 만큼 머뭇거릴 여유가 없었다.

서울예대 연극과 출신인 그는 후배들의 졸업 작품, 단편영화 등 “카메라 감각을 빨리 익히기 위해” 연기를 할 수만 있다면 가리지 않고 출연했다.

그리고 스스로 시한을 제시했다.

“3년 안에 주인공을 하지 못”하면 “연기로 벌어먹을 실력이 아님을 인정”하고 “선술집”을 하기로 했다.

지금이야 웃으면서 이야기하지만, 당시의 절박함은 지푸라기도 잡고 싶은 심정이었을 정도다.

인생이 마음먹은 대로 풀리면 얼마나 좋을까. 매일 아침 눈을 뜨는 것이 괴롭기만 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 3년이 지나지 않았다. 수입이 없어 “돈이 될 만한 물건을 모두 팔”면서도 연기의 열정을 잃지 않았다.

“죽을 때까지 배가 고파봤는데 죽지 않더라.(웃음) 잠수하다 숨이 끝까지 찼을 때 물 밖으로 나오면 숨통이 트이지 않나. 힘들 때마다 틈이 생기더라. 버티고 두드리니 되더라. 지금 이렇게 연기로 먹고 살고 있지 않나. 하하!”

2014년 KBS 2TV ‘TV소설 순금의 땅’, 2015년 MBC ‘압구정백야’ 그리고 최근 종영한 MBC 일일드라마 ‘아름다운 당신’까지 주인공만 맡았다. 자신과 약속을 멋지게 지켰다.

연기자 강은탁. 김종원기자 won@donga.com


뭐니 뭐니 해도 ‘압구정백야’가 결정적이었다.

강은탁은 “‘압구정백야’라는 시험대 위에서 크게 점프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고 말했다.

아침드라마 출연 이후 미니시리즈가 아닌 일일드라마를 선택한 데 대해서는 “나이가 어린 게 아니었기에 ‘반짝’ 관심이 필요하지 않았다. 시청자의 신뢰를 받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연기자라는 직업을 평생 할 것이기 때문이다”고 했다.

예상은 엇나가지 않았다. 2015 MBC 연기대상에서 신인상을 수상했다.

강은탁은 신인상이라는 명함으로 “수습사원”에서 “정규직”이 된 느낌을 받았다. “명함 파는데 진짜 오래 걸렸다”고 돌이켰다.

이후 “눈치 안보고 소신껏 해도 되겠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아름다운 당신’에 출연하면서 더욱 탄력을 받았다.

강은탁은 훤칠한 외모 덕에 재벌 2세 캐릭터를 주로 맡았다. 물질적으로는 풍요로웠지만 “사랑은 구질구질했다”며 웃는다.

4년 전, 오기와 패기로 세웠던 목표를 이루니 지난해 ‘압구정백야’ 직전 오랜 투병 끝에 돌아가신 아버지가 유난히 생각난다.

“아버지께서 반대하신 일을 선택해놓고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여드린 것 자체가 불효였다. 죽을 때까지 힘들고 보고 싶을 거다”며 하늘에서 지켜보실 아버지를 위해 다시 다짐한다.

“일에 미쳐서 뛰어야 할 상황이라 결혼은 아직 생각하지 않고 있다. 외골수 성격인 영향도 있지만 일과 연애를 병행할 정도의 머리가 아닌 것 같다. 하하!”

스포츠동아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