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도원, 이젠 국제배우

입력 2016-05-23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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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곽도원.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 칸서 해외 영화계에 존재 각인

칸 소식지 “완벽한 배우” 극찬
폭스사, 할리우드 초대 약속도
데뷔 첫 주연 ‘곡성’ 대박 행진


올해 칸 국제영화제에 참여한 배우를 통틀어 가장 큰 수혜자는 곽도원(사진)으로 꼽을 만하다.

23일 오전 2시30분(한국시간) 폐막식으로 막을 내린 제69회 칸 국제영화제에서는 경쟁부문의 ‘아가씨’를 비롯해 ‘곡성’, ‘부산행’ 등 한국영화가 초청 상영돼 어느 때보다 값진 성과를 거뒀다.

이에 참여한 감독과 배우들을 향한 관심 역시 높았지만 그 가운데서도 단연 뜨거운 시선과 기대는 곽도원의 몫이 됐다.

세계 영화 무대에서는 무명이나 다름없는 곽도원은 비경쟁 부문 초청작 ‘곡성’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확실히 알렸다. 그 관심은 단지 ‘곡성’의 공식 상영에 모인 관객들로부터 받은 환호에만 그치지 않는다. 실제로 곽도원은 나홍진 감독이 설계한 ‘곡성’이 완성될 수 있던 원동력으로 꼽힌다. 칸에서 ‘곡성’을 확인한 주요 외신의 평가도 이와 다르지 않았다.

칸 국제영화제 공식 소식지인 스크린데일리는 “최근 몇 년간 한국영화 중 최고”라는 평가와 함께 곽도원에 대해 “완벽한 배우”라며 “안정된 연기로 영화를 이끌었다”고 평했다. 프랑스의 카이에 뒤 시네마 역시 “‘곡성’은 올해의 영화”라며 곽도원의 활약을 주목했다.

‘곡성’이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공식 상영한 직후 할리우드 투자사인 아이반호는 영화 주역들을 위해 칸 해변에 요트를 띄웠다. 그동안 한국영화가 여러 차례 칸에서 선보였지만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화려한 뒷풀이였다.

이 자리에서 ‘곡성’의 투자배급사인 이십세기폭스의 주요 인사들은 곽도원을 만나 ‘할리우드로 초대하겠다’고 약속했다. 여러 해석과 긍정적인 전망이 가능한 제안이다. 물론 이를 할리우드 진출 제안으로 곧장 해석하기는 어렵지만,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스튜디오가 곽도원을 주목한다는 사실은 확인할 수 있다. 향후 곽도원의 글로벌 행보에도 관심을 거두기 어렵게 됐다.

이처럼 곽도원이 거둔 여러 성과는 전략적으로 의도한 결과가 아니라는 데서 의미를 더한다. 연극배우로 활동하다 2007년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으로 영화에 데뷔한 그는 10년 동안 단역과 조연을 두루 거치면서 성장했다. 이번 ‘곡성’은 첫 주연 영화다.

성과는 국내 극장가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11일 개봉한 ‘곡성’은 21일 누적관객 400만명을 돌파했다. 5월 개봉한 한국영화로는 가장 빠른 흥행 속도다.

칸에서 만난 곽도원은 “‘곡성’을 하고나니 또 다른 영화의 주연 제안이 늘어났다”고 했다. 하지만 “주인공이라는 욕심보다 내가 어떤 연기를 할 수 있는지, 어떤 메시지를 관객에 전해야하는지 먼저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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