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대회에 나타난 박성현 “우산하고 선글라스 챙겨왔죠”

입력 2016-05-27 15: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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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현(23). 사진제공|넵스 헤리티지 대회본부

-옛 스승의 아들 응원하러 KPGA 넵스헤리티지 찾아
-팬클럽까지 따라와 진풍경…이벤트 참여해 경품 행운까지

“우산에 선글라스까지 챙겨왔죠.”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의 여왕 박성현(23)이 잠시 골프화를 벗고 운동화를 신었다.

올 시즌 KLPGA 투어에서 독주하고 있는 박성현은 22일 끝난 두산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서 4승째를 따낸 뒤 이번 주 휴식을 취하고 있다. 7월 US여자오픈과 브리티시여자오픈 등 해외 원정투어를 앞두고 체력과 컨디션 조절을 위한 선택이다.

휴식 중인 박성현이 27일 강원도 홍천의 힐드로사이 골프장을 찾았다. 선수가 아닌 갤러리로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넵스 헤리티지2016 대회장을 찾은 것. 휴식 중 일부러 시간을 내 남자골프대회장까지 찾은 이유는 주니어시절부터 동문수학했던 옛 스승 박성희 씨의 아들 박준현(21)을 응원하기 위해서다.

박성현은 “중학교 2학년 때부터 5~6년 동안 함께 골프를 쳤다. 올해 (박)준현이가 프로로 데뷔했는데 응원할 겸 대회장을 찾게 됐다”고 말했다.

박성현이 선수가 아닌 갤러리로 골프장은 찾은 건 오랜만이다.

“고등학교 시절 매경오픈에 구경을 가봤고, 재작년 PGA투어에서 갤러리를 한 적이 있다. 그 뒤로는 처음이다.”

갤러리를 위해 나름 준비도 해왔다. 검은색 바지에 흰색 줄무늬 남방을 차림을 하고 흰색 운동화를 신고 온 박성현은 “우산도 챙기고 선글라스도 썼다. 가능하면 18홀을 전부 돌아볼 생각이다”며 웃었다.

단순히 응원만 하고 돌아갈 생각은 아니다. 남자들의 경기를 보면서 도움이 될 만한 것도 찾아볼 생각이다.

“아무래도 여자골퍼들에 비해 남자골퍼들의 기술이 좋다. 특히 남자선수들의 경기를 보면서 연습과정과 루틴, 드라이브샷을 할 때의 동작 등을 유심히 살펴본다. 또한 트러블샷을 잘하기에 그런 점에서 배울 점도 있다.”

박성현의 등장에 골프장은 잠시 술렁이기도 했다. 남자선수들은 박성현을 보고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고, 연습그린 주변에는 박성현의 팬클럽을 상징하는 ‘남달라’라고 쓰여 진 모자를 쓴 팬들의 모습도 보였다. 골프장에 도착하자마자 갤러리 플라자에서 이벤트에도 참여한 박성현은 5000원을 내고 받은 스크래치 복권이 와인셀러에 당첨되는 행운도 누렸다. 깜짝 놀란 박성현은 “엄마, 나 와인셀러 당첨됐어”라며 멋쩍어 했다.

홍천 |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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