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팀 성공모델 ‘두산 웨이’의 3가지

입력 2016-05-31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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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단체.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집중점검 | 두산의 놀라운 독주

3년 후 5년 후 상황에 맞춘 선수 육성
내구성 갖춘 기본에 충실한 투수 선호
잠실구장 역발상 ‘장타의 팀’으로 변화

2005년 준우승은 시작이었다. 2007∼2008년 연거푸 우승을 놓쳤다. 2013년은 더 억울하게 졌다. 우승 일보직전에서 2%가 모자랐다. 돌이켜보면 두산은 좌절하지도 않았고, 불운으로 치부하지도 않았다. 그들은 끊임없이 보완했다. 그 결실이 2015년 맺어졌다. 그리고 올해, 이제 ‘두산 웨이’는 KBO리그를 넘어 한국 프로스포츠 구단들이 따라야 할 하나의 성공모델로 정립되고 있다.


● 육성

두산은 문제가 발생하면 답을 내부에서 찾는다. 두산은 원래 좌완이 희귀한 팀이었다. 두산이 약점을 극복하도록 타 팀들이 도와줄 리가 없었다. 두산은 핵심자원을 유출하는 트레이드나 큰 돈을 써야 하는 프리에이전트(FA) 대신, 긴 시간을 들여 선수를 키웠다. 이제 두산은 우완보다 좌완 옵션이 더 많은 팀이 돼있다.

두산은 스카우트 과정에서 팀의 3년 후, 5년 후 상황에 맞춰 선수를 선택한다. 두산의 시나리오 경영은 선수의 군 입대 타이밍에도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두산은 신인과 군제대 선수가 들어오면 기술훈련이 아닌 체력훈련을 집중적으로 시킨다. 1군에서 뛸 체력부터 만들겠다는 발상이다. 이런 두산의 방식은 하나의 표준이 되어가고 있다.


기본

두산은 잠실구장에 최적화된 젊고 강한 야수진을 보유하고 있다. 육성으로 한계가 있는 투수진은 외국인투수, 트레이드, FA로 보강한다. 투수친화적 잠실구장과 강한 수비능력이 겸비됐기에 두산은 투수를 고를 때, 화려한 강속구투수보다 꾸준한 내구성을 갖춘 투수를 선호한다. 에이스 니퍼트를 제외한 두산 투수 대부분은 이 혜택 아래 있다고 볼 수 있다. 두산의 선발야구는 기본에 충실한 야구를 하는 김태형 감독의 야구관과 일치한다.


변화

30일까지 두산은 60홈런으로 팀 홈런 1위다. 가장 홈런이 어렵다는 잠실을 홈으로 사용하면서도 김재환(14홈런) 민병헌, 양의지(이상 10홈런) 에반스(8홈런) 오재일(7홈런) 등 장타력을 갖춘 팀으로 혁신됐다. 큰 구장에서 거포의 위력을 강화하는 역발상이다.

두산의 팀 장타율은 0.487로 2위 NC(0.451)를 압도하는 1위다. 출루율을 합친 팀 OPS(0.879) 역시 1위다. 300득점을 돌파(320득점, 215실점)한 유일한 팀이다. 득실점의 차가 105점에 달한다.

두산그룹은 주류 등 소비재 회사에서 중공업 회사로, 이제 면세점 등 유통업으로 주력업종을 계속 바꿔나가며 재계 10위권 대기업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모기업처럼 두산 야구단도 팀 컬러를 지속적으로 바꿔가며 강자의 조건을 채워나가고 있다. 이미지의 시대에 야구단은 대기업의 첫 인상을 규정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두산 야구단은 당기순이익으로 평가할 수 없는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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