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폐소생송’ 측 “中방송사 표절 경고 무시…자국 명성에 먹칠” [공식입장]

입력 2016-06-10 18: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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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폐소생송’ 측 “中방송사 표절 경고 무시…자국 명성에 먹칠”

중국 방송사가 한국 제작사의 강력 항의에도 또다시 표절을 강행했다. 문화체육관광부·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 관련 정부부처 및 각 방송·제작사가 이에 공분하고 있어 그에 따른 대응이 주목된다.

중국 장수위성TV는 ‘명곡이었구나(原来是金曲)-단오 명곡을 건지다’(端午金曲捞)’를 지난 9일 방송했다. 단오절 특집인 해당 프로그램은 한국 제작사 코엔미디어가 “표절로 인한 권리 침해를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코엔미디어의 기우가 아니었다. 실제 장수위성TV에서 전파를 탄 ‘명곡이었구나(原来是金曲)-단오 명곡을 건지다(端午金曲捞)’는 지난해 SBS 추석 특집 파일럿 프로그램 ‘심폐소생송’과 사실상 일치했다.

4명의 ‘노래 깨우는 자’(한국에서 심폐소생사)가 1절을 부른 뒤 현장 200명 관객의 투표를 통해 '노래 깨우기' 여부를 결정했다. 120표 이상을 획득하면 원곡자가 등장하고, 남은 노래가 불렸다. 명칭을 제외하고, 프로그램의 기획·포맷·규칙·내용 등이 모두 ‘심폐소생송’과 동일하다고 해도 무방하다.

사회자가 처음 등장해 노래를 부르고, 프로그램 규칙과 취지를 설명하는 오프닝마저 똑같았다. 그 외 원곡에 대한 힌트가 제공되고, 패널들이 이에 장단을 맞추는 점 또한 ‘심폐소생송’을 떠올리게 했다.

고스란히 베꼈다. 굳이 다른 점을 찾자면 무대 세트 일부 디자인만 달랐다. 차별 요소로 언급하기조차 어렵다.

이뿐만이 아니다. ‘심폐소생송’ 외에도 이미 ‘무한도전’ ‘슈퍼맨이 돌아왔다’ ‘히든싱어’ ‘판타스틱 듀오’ ‘안녕하세요’ 등이 국내 방송과 판박이 구성으로 중국에서 제작·방영돼 표절 논란이 있었다.

코엔미디어는 중국의 이러한 부당 행태를 바로잡고자 문화체육관광부·방송통신심의위원회·각 방송사·독립제작사협회 등 유관 기관에 협조를 요청,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이들은 지난 9일 서울 모처에서 모여 중국 방송사의 무차별 표절 세태 심각성을 공감했다. 더 이상 비슷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국제 사회를 통한 호소는 물론 법률·외교적 노력을 다각도로 전개해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코엔미디어는 일단 중국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에 공문을 보내(발송일 6월8일) 장수위성TV의 ‘심폐소생송’ 표절 사실과 저작권 침해 사항을 고발했다. 광전총국은 중국의 라디오·TV 영화산업 등을 관리·감독하는 국무원(国务院) 직속기구다.

코엔미디어는 해당 공문에서 “장수위성TV가 ‘심폐소생송’의 저작권자가 코엔미디어임을 알면서도 무단으로 똑같은 프로그램(端午金曲捞)를 제작·방송했다”며 “의도적으로 당사의 '심폐소생송'을 표절한 행위는 당사의 합법적 권익을 심각하게 침해한 것”이라고 적시했다.

그러면서 “이는 중국 티비시장의 공정한 질서와 환경도 어지럽히고 있는 바 제지하지 않으면 한·중 양국 매체의 합작과 교류에 불리한 영향을 미치고 중국 TV 매체의 국제적인 명성이 훼손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앞서 코엔미디어 측은 지난 3월 장수위성TV와 ‘심폐소생송’(영문명 My Hidden Song) 합작확인서를 주고 받았다고 밝혔다.

양측 합작확인서에는 ‘장수위성TV의 ‘심폐소생송’ 포맷 라이선스 구입 의향이 포함됐다. 포맷 라이선스 권한 소유주(코엔미디어)와 판권 계약에 대한 내용을 장수위성TV 측도 충분히 인식했다는 이야기다.

코엔미디어 측은 “그럼에도 장수위성TV는 녹화 직전, 중국 내 규제를 이유로 판권을 사지 않은 채 제작 인력만 원했다. 또한 저작권이 장수위성TV에 있음을 명시하자는 등 지나친 요구를 해왔고 결국 협의가 중단됐다”고 설명했다.

양측의 협의가 명확히 마무리 되지 않은 상황에서 코엔미디어의 허락 없이 장수위성TV의 프로그램 제작 및 방영 강행은 비상식적이다.

독립제작사협회장이기도 한 코엔미디어 안인배 대표는 “중국 방송사의 저작권 침해와 불공정 거래를 언제까지 두고 볼 것인가. 정부와 지상파 3사가 합심해 우리 콘텐츠를 지킬 수 있는 보호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코엔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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