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전혜빈 “‘시청자앓이’ 드라마로 행복한 경험”

입력 2016-07-01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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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빈은 “‘또 오해영’에서도 사랑이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나 과분할 만큼 대중의 따뜻한 시선을 받았다”며 만족스러워했다. 사진제공|나무엑터스

■ tvN 드라마 ‘또 오해영’의 두 주인공|에릭·전혜빈을 만나다

에릭(37)과 전혜빈(33). 가수로 데뷔했다는 공통점을 지닌 두 사람은 6월28일 종영한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또 오해영’의 주인공으로 활약했다. 약 3개월 동안 월·화요일 밤 11시만 되면 TV 앞으로 시청자를 이끌어 잠을 설치게 했다. 사랑 연기가, 참 많은 이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이제 연기자라는 수식어가 더 자연스럽다.

지금 가장 재밌고 즐거운 건 연기
캐릭터 대한 애정 커 아쉬움 남아

“서운함을 누를 만큼 사랑받았다.”

전혜빈은 ‘또 오해영’의 오해영을 연기하며 속상했다. 서현진이 맡은 동명의 오해영은 극중에서나 현실에서나 사랑받았다. 그러나 전혜빈은 사랑 훼방꾼의 이미지로 등장하면서 “욕을 먹었”다. 오해영이 숨겨뒀던 가족사와 이별 과정이 드러나기까지 오해로 인한 미움의 상처가 컸다. 얽히고설킨 사연이 모두 밝혀지고 오해영은 ‘쿨’하게 떠났다. 전혜빈도 훌훌 털어냈다.

“제가 할 수 있는 부분이 조금 더 많았다면 좋았지만 기회가 적었다.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커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시청자앓이’ 드라마에 참여한 것만으로도 남다르다.”

연기 욕심을 내비쳤다. 2014년 드라마 ‘조선총잡이’ 때와는 또 다른 여유로움이 묻어났다. 연기가 “너무 좋아 미치겠다”며 웃는다.

전혜빈은 그동안 주로 맡아온 예쁜 캐릭터에서도 벗어나고 싶다. 사랑받는 연기도 하고 싶다. 현실적인 캐릭터는 “메이크업 지우면 바로 가능하다”며 털털함을 내비친다.

“저 박복하게 생겼어요? 사랑받는 연기 정말 잘 할 수 있다. 매번 뒤에서 바라보며 눈물이나 흘리고. 이제 지겹다. 다행히 6월29일 개봉작 ‘우리 인연의 이력’에서 ‘한’을 풀었다.”

‘조선총잡이’ 종영 후 영국으로 두 달 동안 어학연수 겸 여행을 다녀온 그는 다신 혼자 여행을 가지 않기로 다짐했다. 수업 마친 뒤 집에 돌아오면 와인 마시며 노래에 눈물이 잦았다.

“생각보다 나약하고 우울하고 겁이 많더라. 제가 굉장히 강한 줄 알았다. 밤에는 무서워 나갈 엄두를 못 냈다. 몰라도 됐을 내 모습을 보고 왔다. 하하! 그래도 이겨냈기에 힘들었던 순간이 가장 빛나지 않나. 두 달의 하루하루가 지금도 생생하다.”

전혜빈은 조금씩 ‘진짜 전혜빈’의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사실 그의 인생에서 “못 해도 된다”는 용납되지 않는다. 요가를 배우더라도 수강생 중 중상위권의 실력이어야 한다. 학창시절 체조를 배워 적어도 “몸을 쓰는 데”에선 지고 싶지 않다.

그러나 이제 “강박증”은 버렸다. “못 할 수도 있지” 생각하게 됐다. 무리해서 잘 하려는 일이 반복되면서 “몸에 신호가 온”단다. 이를 더 이상 무시하지 않고 스스로에게도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다.

결혼은 “예전에는 요맘때라고 했는데, 내후년이 되지 않을까”라며 미소를 짓는다. 아버지는 조금 더 딸로 있길 바라고, 어머니는 권유 중이다.

“서로에게 필요한 사람을 만난다면, 정말 즐겁게 살지 않을까.”

그래도 지금은 연기하는 게 가장 재밌고, 즐겁다.

“20대에 그렇게 원하고 원했던 배우 수식어를 붙이고 싶어 아등바등했다. 아직까지도 제 이름 앞에 놓이는 게 부끄럽지만, 이제는 살짝 갖다 대봐도 괜찮지 않을까?”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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