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짜기 세대’의 독기…누가 축구를 이름값으로 하는가

입력 2016-07-06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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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축구대표팀원들이 5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의 선전을 다짐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왼쪽 끝이 신태용 감독. 파주|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올림픽대표팀 선수들 “기필코 메달”
네임밸류 떨어진다는 설움 날린다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 출전할 올림픽축구대표팀은 일부 축구인들에게서 ‘골짜기 세대’로 불린다. 멤버 구성이 2012런던올림픽 대표팀만 못하다는 의미에서다. 기성용(27·스완지시티), 구자철(27·아우크스부르크), 이청용(28·크리스털 팰리스) 등이 이끈 런던올림픽대표팀의 면면은 화려하기 그지없었다. 당시 이미 A대표팀 멤버였던 이들은 런던에서 한국축구 역사상 첫 올림픽 동메달 획득이라는 신화를 달성했다. 이에 반해 이번 올림픽대표팀은 네임 밸류에서 많이 떨어진다. 손흥민(24·토트넘)-석현준(25·FC포르투)-장현수(25·광저우 푸리) 등 와일드카드 3명을 제외하면 A대표팀을 오가는 선수는 권창훈(22·수원삼성)뿐이다.

‘골짜기 세대의 설움’, 쓴 약이 됐다!

올림픽대표팀 신태용(46) 감독은 5일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진행된 미디어데이에서 “냉정하게 말하면 런던올림픽대표팀에 비해 (이번 대표팀) 이름값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당시 올림픽팀은 절반 가량이 A대표팀에 버금가는 선수들이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축구는 이름값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신 감독은 “선수들 스스로도 ‘골짜기 세대’라고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축구는 실력이 전부는 아니다. 경기장에서 하나가 되는 모습으로 극복하겠다. 기대이상의 경기력을 보여주겠다”며 다짐했다. 선수들도 ‘2회 연속 올림픽 메달 획득’이라는 결과물로 ‘골짜기 세대의 설움’을 털어내겠다는 각오다. 골키퍼 구성윤(22·콘사도레 삿포로)은 “우리는 아픔이 많은 팀이다. 쓴 소리도 많이 들었다. 그것이 독기를 품는 계기가 됐다. 어릴 때부터 꿈꿔온 무대다. 선수들 모두 죽어라 뛸 것”이라고 다부진 속내를 드러냈다.

확실한 동기부여는 병역면제 혜택!

현행 병역법은 올림픽에서 3위 이내에 입상한 선수를 체육분야 우수자로 분류해 병역특례 혜택을 준다. 이는 선수들에게 엄청난 동기부여다. 자연스럽게 이번 올림픽대표팀의 목표는 메달권 진입으로 형성됐다. 선수들도 이날 미디어데이에서 병역면제 혜택과 관련된 질문에 솔직하게 답변했다. 병역특례에 대해 속내를 좀처럼 드러내지 않던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였다.

선수들은 하나 같이 “확실한 동기부여가 된다”고 말했다. 심상민(23·FC서울)은 “런던올림픽과 인천아시안게임(금메달)에서 형들이 좋은 성적을 내서 (병역특례) 혜택을 받았다. 그 흐름이 우리에서 끊어져선 안 될 것 같다. 계속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찬동(23·광주FC)도 “군 문제는 중요한 부분이다. 3·4위전을 갈 경우 지면 혜택이 없으니 부담감이 생길 수 있다. 안전하게 결승까지 가고 싶다. 그러면 마음 편하게 경기를 치를 수 있을 것 같다”며 웃었다. 이슬찬(23·전남 드래곤즈)은 “4년 전에 형들이 워낙 좋은 성적을 내서 부담감이 있다. 하지만 꿈은 크게 갖는 것이 좋다. 결승까지 올라가서 이왕이면 금메달을 따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파주 |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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