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영, 루키 첫 우승 “신인왕도 잡는다”

입력 2016-07-11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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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키 이소영(오른쪽)이 10일 강원도 평창군 용평리조트 버치힐 골프장에서 열린 KLPGA 투어 초정탄산수 용평리조트오픈에서 데뷔 첫 우승을 차지했다. 18번홀 퍼트를 마친 뒤 우승 경쟁을 펼친 박결과 포옹하며 활짝 웃고 있는 이소영. 사진제공 |KLPGA

데뷔 4개월만에 초정탄산수오픈 우승
“파5홀 위기서 집중력으로 풀어나갔다”


2016시즌 루키 이소영(19·롯데)과 투어 2년 차 박결(20·NH투자증권)에겐 우승이 간절했다. 이소영은 올해 ‘최대어’라는 평가를 들으며 프로로 데뷔했다. 그러나 꾸준한 활약에도 불구하고 우승이 없었다. 박결은 지난해 더 큰 관심을 받고 프로가 됐다. 2014 인천아시안게임 골프 여자개인전 금메달을 목에 건 뒤 프로가 됐기에 기대가 컸다. 그러나 박결은 지난해 26경기, 올해 14경기를 뛰면서 아직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이소영과 박결은 10일 강원도 평창군 용평리조트 버치힐골프장(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초정탄산수 용평리조트오픈(총상금 5억원·우승상금 1억원) 최종 3라운드에서 우승을 다퉜다. 8번홀까지 공동선두를 이루며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승부의 추가 기울기 시작한 건 9번홀. 집중력과 컨트롤이 승부를 갈랐다.

8번홀(파5)에서 이소영이 보기를 하며 박결에게 공동선두를 허용했다. 박결로서는 첫 우승의 기회가 더 가까이 다가온 셈. 그러나 9번홀(파4)에서 스스로 기회를 날렸다. 두 번째 샷이 그린 왼쪽 언덕을 맞고 떨어졌다. 세 번째 샷으로 공을 그린에 올렸지만, 파 퍼트를 놓쳤다. 보기를 적어낸 박결은 파로 막은 이소영에게 다시 단독선두를 내줬다. 앞선 홀에서 보기를 하며 공동선두를 허용했던 이소영은 한숨을 돌렸다.

이후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여유를 되찾은 이소영은 자신감이 넘쳤고, 강한 집중력과 완벽한 컨트롤로 더 이상의 큰 실수를 막았다. 14번홀(파4)에서는 버디를 추가하며 2위 그룹과의 간격을 3타 차까지 벌려 놔 우승을 예고했다. 17번홀(파3)에서 보기가 있었지만, 우승에는 영향을 주지 않았다.

박결은 9번홀에서의 실수를 만회하려 했지만, 오히려 다른 실수(12번홀 보기)를 연발하며 추격권에서 멀어졌다. 이소영은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파를 기록해 2타 차 우승(9언더파 207타)을 확정지었다. 박결은 이승현과 공동 2위(7언더파 209타)로 대회를 마쳤다.

골프에서 경기에 큰 영향을 미치는 3요소가 있다. 집중력(Concentration)과 자신감(Confidence) 그리고 컨트롤(Control)이다. 이른바 ‘3C’다. 이 중 한 가지라도 흔들리면 실수가 나오게 된다. 집중력과 자신감에서 큰 차이가 없다고 가정할 때, 승부처에서 가장 크게 영향을 주는 건 컨트롤이다. 컨트롤은 다시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클럽 선택이나 거리 체크, 공략방법과 같은 기술적인 컨트롤과 심리적 변화 상태를 말하는 마인드 컨트롤이다. 이날 경기에선 이소영이 조금 더 앞섰다.

이소영은 “(8번) 파5홀에서 어이없는 실수를 한 것이 화가 났지만, 원래 계획대로 경기를 풀어 가려고 노력했다”며 위기에서 집중력을 발휘한 것을 우승의 원동력으로 꼽았다.

우승상금 1억원을 추가해 상금랭킹 23위에서 13위(2억2037만원)까지 순위를 끌어올렸고, 신인왕 경쟁에서는 1180점을 획득해 2위 이정은(20)과의 격차를 더 벌리면서 1위를 굳게 지켰다.

이소영은 3년 동안 국가대표(2013∼2015년)를 지냈고 2014인천아시안게임 골프 여자단체전 은메달(박결·최혜진)을 따낸 유망주다. 메인스폰서로부터 2억5000만원의 연봉을 받았을 정도로 큰 기대를 받고 프로가 됐다.

데뷔 4개월 만에 우승 물꼬를 튼 이소영의 다음 목표는 신인왕을 향해 있다. 그는 “신인왕은 평생 한 번이다. 안심할 수 없지만 놓치고 싶지 않다. 하반기에도 우승을 추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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