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르투갈 선수들에게 지시하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오른쪽). ⓒGettyimages이매진스
간절했던 포르투갈 대표팀의 주장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1, 레알 마드리드)의 열정이 만들어낸 우승이다.
포르투갈은 11일(이하 한국 시각) 프랑스 생드니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프랑스와의 유로 2016 결승전에서 연장 후반까지 가는 혈전 끝에 에데르의 결승골로 사상 첫 유럽 정상의 자리에 올랐다. 이로써 포르투갈은 처음으로 유럽 챔피언을 차지했고 프랑스전 10연패의 늪에서도 탈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날 호날두는 전반 일찍이 프랑스의 디미트리 파예와 부딪혀 심각한 무릎 부상을 당하는 악재를 맞이했다. 호날두는 붕대 투혼까지 보이며 경기에 뛰려 했으나 끝내 아픔을 참지 못하며 교체돼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주장' 호날두가 보인 뜨거운 눈물에 남은 선수들은 동기부여를 얻은 것일까. 좀 더 탄탄해진 공격력과 수비력으로 프랑스에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결국 경기는 연장전으로 돌입, 프랑스에게 쉽게 골문을 내주지 않던 포르투갈은 오히려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연장 후반 에데르의 낮고 빠른 땅볼 슈팅이 프랑스의 골문을 그대로 가르면서 승기는 포르투갈쪽으로 넘어갔다.
이 상황에서 경기 종료가 다가올수록 다급한 것 호날두였다.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호날두는 절뚝거리는 걸음으로 벤치가 아닌 포르투갈의 페르난두 산투스 감독 옆으로 다가가 선수들을 독려했다.
특히 경기 종료 5분 전 하파엘 게레이로가 다리에 쥐가 난 듯 경기장에 드러누웠을 때 호날두의 행동이 눈에 띄었다. 호날두는 누워있는 게레이로에게 다가가 얼른 일어나 경기를 진행하라며 경기장 안으로 떠밀었고 경기는 빠르게 진행됐다.
이후에도 카메라에 잡힌 호날두는 산투스 감독에게 밀리지(?) 않는 지시 제스처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마치 선수가 아닌 2인 감독체제가 된듯한 포르투갈의 벤치였다.
경기는 결국 포르투갈의 승리로 끝이 났고 호날두는 누구보다 뜨거운 눈물을 보이며 우승컵에 입을 맞췄다.
동아닷컴 지승훈 기자 hun08@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 ⓒGettyimages이매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