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드 왜 찻잔 속 태풍으로 끝났나

입력 2016-08-01 13: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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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딜은 없었다.

KBO 리그 트레이드 마감시한인 7월의 마지막 날은 비교적 고요하게 지나갔다. KIA가 우완 임준혁을 내주고 SK에서 좌완 고효준을 영입한 것이 유일하게 성사된 거래였다. 메이저리그처럼 판도를 뒤흔들만한 대형 트레이드는 없었다.

원래 성공 가능성보다 위험 부담을 회피하려는 속성이 구단들에게 있다. 그러나 올해는 트레이드의 개연성이 더 떨어지는 환경이었다. 1위 두산부터 10위 kt까지 저마다의 순위 목표에서 완전히 떨어져 있지 않기에 트레이드 공간이 협소했다. ‘순위 경쟁구단을 자칫 도와줄만한 거래를 할 수 있다’는 부담감이 작용한 것이다. 특히 촘촘하게 구성된 4~5위를 노리는 중위권 팀들의 거래는 더욱 어려웠을 것이다. KIA가 임준혁을 내준 것도 표면적으로 발표했듯 좌완 셋업맨이 필요한 것도 있었겠지만 미묘한 팀 내부 사정이 작용한 결과일 수 있다.

또 하나의 이유는 구단들의 수요-공급 균형이 맞지 않기 때문이었다. A구단 감독은 “트레이드 카드를 계속 맞춰봤다. 그러나 우리도 그렇고 모든 구단들이 원하는 매물은 투수더라”고 말했다. 지난 7월 롯데가 내야수 김동한을 받고, 베테랑 투수 김성배를 두산에 내준 것은 드문 케이스에 속한다고 봐야 한다.

끝으로 정작 트레이드의 필요성이 있는 구단들의 소극적 자세다. B구단은 상당수 팀들로부터 트레이드 러브 콜을 받았지만 결국 성사되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트레이드를 통해 득보다 실이 많았던 과거에 발목이 잡히며 소극적이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팀의 나름 합리적 선택은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이었다. 그렇게 ‘찻잔 속의 태풍’으로 7월 트레이드 시장이 지나갔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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