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부산행’타고 또한번의 반전 예고

입력 2016-08-13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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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부산행’-애니메이션 ‘서울역’(아래). 사진|레드피터·스튜디오다다쇼

애니메이션 ‘서울역’이 극장가에서 또 한 번의 반전을 예고하고 있다. 단순히 애니메이션으로 치부하기엔 그 안에 담긴 묵직한 메시지를 지나치기 어렵다.

1000만 관객이 선택한 영화 ‘부산행’(제작 레드피터)의 프리퀄에 해당하는 애니메이션 ‘서울역’(제작 스튜디오 다다쇼)이 18일 개봉을 앞두고 극장가 ‘복병’으로 떠오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영화는 단순히 ‘부산행’에서 그려진 이야기보다 앞서 상황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 그치지 않는다. ‘부산행’보다 더욱 묵직한 메시지를 담아냈고, 사회 비판적 시선까지 견지하면서 성인 관객을 타깃으로 하는 극장용 애니메이션의 등장을 알리는 기회라는 긍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서울역’은 ‘부산행’의 연출자 연상호 감독이 2년 전 완성한 작품이다. 감독의 표현을 빌리자면 “마감 뉴스에서나 볼 법한 온갖 사건을 담아” 만든 영화다. 가출 소녀와 그를 찾는 아버지, 소녀의 남자친구가 겪는 이야기다. 주요 무대는 서울역이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노숙인으로부터 시작된 이상 현상이 사람들을 점차 좀비로 바꾸는 과정도 숨 가쁘게 펼쳐진다.

‘서울역’은 100억 원 규모의 상업영화 ‘부산행’이 미처 담지 못한 세계관을 포괄한다. 두 영화를 기획하고 완성한 연상호 감독이 진짜 이야기하고 싶은 이야기라는 평가도 따른다. 충격적인 반전, 비극에 가까운 결말까지 ‘부산행’과 전혀 다른 분위기로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목소리 연기에 참여한 류승룡과 심은경, 이준의 활약은 ‘서울역’의 완성도를 높이는 또 다른 요인이다. 배우들은 종이에 그려진 낱장의 장면들을 보면서 목소리 녹음을 진행했다. 제작진인 배우들의 목소리를 토대로 애니메이션 작업을 진행했다. 여타의 애니메이션과 다른 ‘선 더빙’ 방식은 영화의 사실성을 높이는 ‘신의 한 수’가 됐다는 평가다.

‘돼지의 왕’ 등 연상호 감독의 앞선 애니메이션을 좋아한 ‘팬’의 입장에서 이번 목소리 연기를 자청했다는 류승룡은 “좀비보다 무서운 존재가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게 해준 영화”라고 ‘서울역’을 소개했다.

‘부산행’이 1000만 관객을 모으자마자 또 다른 영화를 내놓는 연상호 감독은 “살면서 겪는 현재 사회의 모습이 ‘서울역’이라면, ‘부산행’은 우리 사회는 이런 모습이어야 한다는 어떤 당위성을 보이려 했던 작품”이라고 각각의 개성을 설명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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