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트릭스’ 9월 22일 재개봉…현 시대에도 통하는 메시지

입력 2016-08-29 11: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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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쇼스키 자매 감독 인생 최대의 걸작, SF 액션 장르의 혁명을 가져 온 세기의 마스터피스 ‘매트릭스’가 오는 2016년 9월 22일, 4K 디지털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국내 스크린 재개봉을 확정했다. 이가운데 영화 속에 표현되었던 미래 사회의 디스토피아적 모습이 현 시대와 맞닿아 있는 현실적 메시지를 전하며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매트릭스’는 서기 2199년, 인공지능 로봇의 지배 하에 인공 자궁 안에서 재배되는 미래의 인류가 가상 현실 세계를 살아가는 충격적인 모습을 디스토피아적으로 그려낸 작품. 영화에 표현된 가상현실 ‘매트릭스’ 속 모습은 영화가 개봉되었던 1999년 당시 상상된 2199년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재개봉을 앞두고 있는 2016년 현재, 2199년이 되려면 아직 83년여의 시간이 남았지만, 그 상상 속 모습은 생각보다 더 빨리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매트릭스’가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AI(인공지능)가 인류를 지배하는 사회, 그로 인해 인류가 멸망에 이르는 디스토피아적인 현실 세계임을 배제하고서라도, 영화 속 ‘모피어스’가 “인류는 21세기 초 모두가 경탄하면서 AI의 탄생을 한마음으로 환영 했었지” 라고 이야기한 시점 정도에는 분명 도래해 있는 시대다. 그리고 그 AI에 대한 무분별한 환영이 영화 속에서는 최악의 절망적 종말의 시초가 되었던 것처럼, 지금 우리의 현실에서도 실제 영화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길 바라는 우려의 목소리와 함께 AI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는 것 또한 사실.

현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과학의 발전에 열광하면서도, 동시에 의구심을 품는다. 얼마 전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컴퓨터 알파고의 바둑 경기만 보더라도 그렇다. 현 시대 사람들은 이세돌 9단의 2연패에 이은 극적인 승리를 기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AI 위력에 대한 불안감에 동시에 사로잡혔다. 그리고 이내 아직은 인류가 AI에게 지배당하는 현실에 도달하지 않았음에 안도했다. 온, 오프라인을 막론하고 마냥 승리를 기뻐하기 보다 AI의 위험성에 대한 경고를 이야기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 그럼에도 불구하고 AI의 발전은 필수불가 하다고 말하는 사람 등 연일 갑론을박이 치열하게 오갔다.


‘매트릭스’도 마찬가지다. 과학이 이토록 빠르게 발전하는 시대, 그리고 AI가 인류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해주는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은 분명한 행운이지만, 그리고 현재 인류가 최첨단 과학의 혜택을 무한히 받고 있고, 앞으로의 발전과 진화에도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는 것도 사실이지만 영화 ‘매트릭스’는 과학과 AI의 거듭된 진화가 행복과 직결되고, 반드시 희망을 가져오리란 기대심리는 착각이라는 단호한 경고의 메시지를 전한다.

그리고 이러한 현 인류가 느끼는 감정들 중 ‘불안감’이 현실이 되었을 때를 그리며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는 편견과 오만에 빠진 지배계층, 즉 인류를 비판하는 메시지까지 함께 전달한다. 결국 이러한 거대하고도 절망적인 세계관을 맞닥뜨린 관객들은 감탄과 함께 깊은 철학적 고뇌에 빠지게 된다. 이것이 ‘매트릭스’를 본 관객들이 오래도록 영화를 ‘최고의 SF 걸작’그리고 ‘인생 영화’로 꼽아 온 이유다.

이처럼 ‘매트릭스’는 미래를 그린 영화이자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 시대와 밀접하게 맞닿아 있는 영화로,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화두를 끝없이 던져주고 있다. 1999년 영화를 ‘상상’의 ‘가상현실’로만 대하던 관객들이 2016년 다시 한번 ‘매트릭스’를 ‘현실’로서 만났을 때, 어떠한 반응이 이어질지 안팎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혁명’과 ‘충격’이라는 단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영화, 오랜 시간 레전드 마스터피스의 자리를 굳건히 지켜 온 영화 ‘매트릭스’는 오는 9월 22일, 4K 디지털 리마스터링 재개봉을 통해, 관객들에게 과거 개봉 당시보다 더욱 선명하고 리얼한 전율과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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