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중이 공 잡아도 아웃…‘바나나볼’을 아시나요?

입력 2023-10-12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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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ㅣ사바나바나나스 인스타그램

- 투수가 춤을 추고 불붙은 방망이 휘두르고
- 팬의 재미 위한 경기…틱톡 팔로워 700만
《학교체육진흥회와 스포츠동아는 학교체육 활성화를 위해 ‘2023 학생 스포츠기자단’을 운영합니다. 올해로 3년 차에 접어든 ‘학생 스포츠기자단’은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공모를 통해 선발된 학생기자들이 다양한 학교 스포츠 활동 및 일반 스포츠 관련 소식을 취재해 소개합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의 스포츠 활동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건강하고 활기찬 학교체육 문화조성에 앞장 설 것입니다. ‘학생 스포츠 기자단’이 취재한 기사는 선별해 매월 1회 지면을 통해 게재됩니다.》

투수가 마운드 위에서 춤을 추고, 두 명의 투수가 동시에 공을 던지기도 한다. 타자는 배트에 불을 붙여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등장한다. 언뜻 보면 프로야구 올스타전 같은 장면이다. 하지만 이 모습들은 모두 공식 야구 경기의 장면들이다.

한 편의 뮤지컬 같은 이 광경은 모두 ‘바나나볼‘이라는 리그에서 나온 장면들이다. 바나나볼은 야구가 너무 지루하고 정적이라고 여기며 외면하는 팬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미국 대학독립리그 소속 ‘사바나 바나나스’가 만든 리그이다.

오로지 재미만을 위해 만들어졌으며, 기존 야구와는 완전히 다른 스포츠라고 봐도 무방하다. MLB 평균 경기 시간은 3시간을 훌쩍 넘긴다. 하지만 바나나볼은 2시간이라는 시간 제한이 있다. 야구를 지루하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인 ‘시간 제한 없음’을 과감히 삭제했다.

같은 이유로, 연장전에 돌입하면 투수·포수·야수·타자가 딱 한 명씩만 경기장에 들어온다. 당연히 ’끝내기‘ 등의 극적인 상황이 자주 연출된다.

이 외에도 감독·코치의 마운드 방문을 금지하고, 투수의 피치클락(투구 시간)을 줄여 삼진 하나를 잡는 데 10초 내외면 충분한 ‘빠른 경기 운영’을 원칙으로 한다.

팬들이 경기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특별한 팬서비스와 경기 진행 방식도 흥행 요소다. 타격된 공을 팬이 노바운드로 잡을 경우 타자가 아웃되는 룰, ‘플레이볼’ 선언을 관중들이 직접 하도록 하는 룰 등을 통해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한다.

숏폼 등을 활용한 적극적인 SNS 마케팅도 팬들이 빠르게 늘어나는 원동력이 됐다… 현재 바나나볼은 틱톡 팔로워 700만 이상, 인스타그램 팔로워 210만명을 보유하며 전 세계에 알려졌다.

’사바나 바나나스‘의 구단주 제시 콜은 “우리의 목표는 팬들에게 가장 좋은 경험을 선물하는 것이다. 이것이 우리의 팬퍼스트다“라고 말하며 세계에서 유일하게 ‘팬들이 주인공이 되는 리그의 구단주’다운 운영 목표를 밝혔다.

현재 미국 현지에서는 바나나볼이 열릴 때마가 티켓이 전석 매진되고, 취소표를 사려는 대기 인원만 5만명에 육박하는 등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다.

이런 바나나볼을 국내에도 도입할 수 있을까? 현재 한국 야구는 젊은 팬들의 유입이 더디다. 시간 제한이 없는 지루함, 축구나 농구 등 타 스포츠에 비해 정적인 느낌이 강한 점 등이 야구의 인기를 저해하는 요소들이다.

올스타전 등의 이벤트 매치에서 바나나볼의 흥행 요소들을 도입한다면 야구만이 보여줄 수 있는 화려한 퍼포먼스를 통해 젊은 층에게 야구의 매력을 더 쉽게 어필할 수 있고, 숏폼 컨텐츠 등을 통해 인기를 빠르게 확산시켜 젊은 야구 팬들을 더 많이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구예성 스포츠동아 학생기자(명륜고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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