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는 졸전의 파장, 뒤숭숭한 日축구계

입력 2016-09-10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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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축구대표팀.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일본, 만족스럽지 않은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출발에 울상
할릴호지치 감독을 향한 끊임없는 불신과 대두되는 경질론
데구라모리 올림픽 감독의 코치 합류, ‘할릴호지치호’에 어떤 영향?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의 첫 장이 막을 내렸다. 동아시아의 ‘영원한 라이벌’ 한국과 일본의 분위기는 침통하다. 9월 2경기에서 당연히(?) 승점 6을 쓸어 담았어야 했는데, 시나리오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A조 한국은 1승1무(승점 4), B조 일본은 1승1패(승점 3)에 그쳤다. 그래도 더욱 큰 충격을 받은 건 일본이다. 안방에서 아랍에미리트(UAE)에 1-2로 무너졌다. 제3국(말레이시아)에서 치러졌지만 원정에서 시리아와 0-0으로 비긴 한국보다 타격이 크다.

일본 언론들은 ‘쇼크’ ‘충격’ 등 격한 표현을 쓰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아시아 최종예선 1차전에서 패한 국가가 역대 월드컵 본선에 오른 적이 없다는 징크스까지 들어 1998프랑스월드컵부터 꾸준히 이어온 자국의 월드컵 여정이 2년 뒤 러시아에서는 끝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일본에게 UAE와 태국은 무조건 이겨야 할 상대였다. 사령탑인 바히드 할릴호지치 감독은 2014브라질월드컵 당시 알제리를 이끌고 한국을 제압, 조별리그 통과와 함께 16강 진출의 기쁨을 맛본 인물이다. 그가 지난해 일본 지휘봉을 잡는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한국은 굉장히 불편해했다. 그런데 할릴호지치 감독은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선수 선발과 기용, 전술운용 등 거의 모든 면에서 만족감을 주지 못했다. 일본의 각종 스포츠게시판에는 ‘할릴호지치 재팬’을 향한 우려와 비난이 폭주한다.

팬들이 보내는 의문의 시선과는 별개로 언론과의 관계도 원활하지 않은 듯한 인상이다. 사실 할릴호지치 감독은 알제리를 이끈 과거에도 기자들과 끊임없는 대립 각을 세웠다. 알제리가 브라질월드컵에서 성공적인 역사를 쓰면서 당시에는 할릴호지치 감독이 언론의 사과를 받아냈는데, 지금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경질론’이 대두됐고, 그 타이밍은 이라크(6일·홈)~호주(11일·원정)로 이어질 10월 2연전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많다.

일본 축구대표팀 바히드 할릴호지치 감독.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일본의 한 언론인은 “할릴호지치 감독을 일본축구협회(JFA)가 영입한다고 했을 때 전혀 선입관이 없었던 건 아니다. 알제리에서의 계속된 (언론과) 마찰이 일본에서는 반복되지 않는다는 보장 역시 없다”고 말했다.

최근 기류도 심상치 않다.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 출전한 데구라모리 감독이 대표팀 코치로 복귀하기로 8일 결정됐다. U-23(23세 이하) 대표팀 감독과 국가대표 코치를 겸임하던 데구라모리는 지난해 10월부터 리우 여정에 매진해왔고, 올 초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결승에서 한국을 꺾고 우승하는 등 나름 성공적인 이력을 썼다. 15일 이사회를 통과하면 그는 10월부터 ‘할릴호지치 호’와 함께 한다. 문제는 그 후다. 할릴호지치 감독이 선수들과 벤치의 가교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일본인 코치의 합류를 먼저 요청해 이뤄진 결정이라지만 데구라모리의 가세로 아무래도 할릴호지치 감독이 예전처럼 전권을 휘두를 수 없게 된다. 더욱이 JFA 현 집행부도 할릴호지치 감독을 썩 신뢰하지 않는 분위기다. 언론 및 여론의 부정적인 반응에 딱히 감독을 보호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되지 않는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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