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만 남은 11개월…포항 최진철 감독 사퇴

입력 2016-09-26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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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최진철 감독이 24일 포항스틸야드에서 벌어진 광주와의 K리그 클래식 32라운드 홈경기에서 1-0으로 승리한 뒤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상위 스플릿 진입 실패…구단 수용
김인수 수석코치 체제로 시즌 치러


포항 스틸러스와 최진철(45) 감독의 인연이 11개월 만에 비극으로 끝났다.

최 감독은 24일 포항스틸야드에서 벌어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6’ 32라운드 광주FC와의 홈경기에서 1-0으로 승리한 뒤 “여기가 마지막이다. 많은 고민 끝에 감독직을 내려놓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최 감독은 이에 앞서 21일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홈경기에서 0-1로 패한 뒤 구단에 사퇴 의사를 전했고, 구단도 이를 수용했다.

이유는 성적부진이다. 포항은 올 시즌 K리그 클래식(1부리그) 32경기에서 10승8무14패, 승점 38로 9위까지 떨어졌다. 6위까지 주어지는 상위 스플릿 진입도 사실상 무산됐다. 포항이 6위 아래로 밀려난 것은 2010년(9위) 이후 처음이다.

최 감독은 지난해 11월 황선홍 전 감독(현 FC서울)의 후임으로 포항 지휘봉을 잡았다. 2002한·일월드컵 4강 주역이었던 최 감독은 지난해 칠레에서 펼쳐진 17세 이하(U-17) 월드컵에서 한국을 16강으로 이끌며 지도자로서도 능력을 검증 받았다. K리그 사령탑 경험이 없어 우려의 시선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포항은 U-17 대표팀을 월드컵 16강으로 이끈 지도력을 인정해 팀의 유망주 육성에서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했다.

최 감독은 취임 직후 팀의 새 틀을 짜고 자신의 시스템을 잘 녹이기 위해 노력했지만, 좀처럼 그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시즌 초반부터 팀의 주축 미드필더인 손준호가 부상으로 시즌 아웃되면서 전력에 큰 타격을 입었고, 훈련 시 선수들과 의사소통이 잘 이뤄지지 않아 갈등도 겪었다. 시즌 초반부터 성적부진에 시달리다보니 포항 산하 유소년 팀들을 돌볼 여유조차 없었다. 서로에게 한계를 느낀 최 감독과 포항은 결국 이별을 택했다. 포항은 김인수 수석코치에게 지휘봉을 맡겨 남은 시즌을 꾸려갈 계획이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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