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월 중국인 관광객 뚝↓…‘사드 위기설’ 현실화 되나

입력 2016-09-26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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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결정 후 中 비자정책 강화
10년만에 여름철 관광객 감소

관광업계에서 우려했던 ‘중국발 사드 위기설’이 현실화되는 것일까.

7월 사드(THAD) 배치결정 이후 중국정부의 비자정책이 강화한 데 이어 10년 동안 증가세가 이어지던 중국인 관광객 방한 숫자가 8월 들어 전 달에 비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관광공사가 최근 발표한‘8월 한국관광통계 공표’에 따르면 8월 중국인 관광객은 87만3771명으로 7월의 91만7519명 보다 5% 감소한 4만3748명이 줄었다. 방한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인 방한객이 줄면서 8월 전체 방한객도 166만4303명으로 7월 170만3495명에 비해 2% 감소했다.

통상 7,8월은 여름방학과 휴가가 겹치면서 여행수요가 크게 늘어나는 관광성수기다. 이 때 중국인 관광객이 전 달에 비해 줄어든 것은 10년 만에 처음이다. 한국관광공사가 국회 교육문화관광체육위 김병욱 더민주 의원(성남시 분당을)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중국인 관광객은 2007년 이후 메르스 사태가 터진 2015년을 제외하고는 7,8월에는 해마다 전월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7월 관광객은 지난해를 제외하고 6월과 비교해 21∼43%가 늘었고, 8월도 7월에 비해 최소 9%(2014년)∼최대 49%(2009년) 증가했다.

관광업계의 한 관계자는“7월 방한 숫자가 역대 최대였기 때문에 감소세가 9월 이후까지 계속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면서도“사드배치로 인한 중국시장 위축에 대한 우려가 높았기 때문에 일시적일지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관광산업과 관련된 여러 업체에서는 그동안 “하반기 시장을 예측할 수 있는 9월 이후 예약에서 부정적인 징후가 보인다”며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중국 기업의 인센티브 관광을 중심으로 여행지를 한국에서 다른 나라로 변경하는 움직임이 포착됐고, 면세점업계도 하반기 전망을 긍정적이지 않다는 예측이 나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업계는 이런 움직임이 10월 중국 국경절 특수까지 영향을 줄지 촉각을 세우고 있다. 10월1일부터 7일까지인 국경절 연휴는 춘절(중국의 설)과 함께 중국의 양대 연휴다. 2015년 국경절 연휴에 한국에 온 중국인 관광객은 17만307명으로 이 기간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중 56.2%를 차지했다.

이런 업계의 생각과 달리 정부는 그동안 7월8일 사드 배치 발표 이후 8월10일까지 5주간의 중국인 관광객 숫자가 발표 이전 5주간(6월4일∼ 7월7일)보다 15.9% 늘었다는 자료를 바탕으로‘사드 배치는 중국 방한시장에 영향이 없다’고 밝혀왔다.

하지만 김병욱 의원실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1년 이후 6년간 7.8월 전후 5주간 중국인 관광객 수 증가율은 최소 18.0%∼최대 37%로 메르스 사태가 터진 지난 해(12.6%)를 제외하면 올해가 가장 낮은 셈이어서 정부가 시장 전망을 지나치게 낙관하는 것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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