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철, 그가 30년간 ‘神’으로 불리는 이유 [종합]

입력 2016-09-26 13: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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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철이 30년간 '신(神)'으로 불린 이유는 역시 끊임없는 자기 단련이었다.

이승철은 26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더줌극장에서 데뷔 30주년 기념 라이브 DVD 발매 시사회 및 기자 간담회를 진행했다.

잘 알려졌다시피 이승철에게 항상 따라 붙는 수식어는 '보컬신'이다. 별명 자체는 비교적 최근에 만들어졌지만, 그 안에는 데뷔와 동시에 30년간 국내 최고의 보컬리스트로 손꼽히고 있는 그의 경력과 무관하지 않다.

30년간 인기를 유지한 비결에 대해 이승철은 "정말 유치한 대답일 수 있지만 팬 여러분이 아닐까싶다. 모든 아티스트가 마찬가지다. 팬이 중심에 있어야지 활동할 수 있다. 많은 사건 사고가 있었음에도 이날 이 자리에서 기자간담회를 할 수 있던 건 팬이 지탱해줘서 였다고 생각한다. 그때 10대 팬이 지금 40대, 30대 팬이 60대가 됐다. 그분들이 손자 손녀와 한 공연을 찾아와 이야기를 나누는게 모습이 내가 이자리에 있는 비결인 거 같다"라고 팬들에게 공을 돌렸다.

인기의 비결에 대해 이승철 스스로는 팬에게 공을 돌렸지만, 그에게 '신'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이유는 결국 보컬리스트로서의 탁월한 역량이다.

30년간 한결같은 목소리를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를 묻자 이승철은 "콘서트"라고 답했다.

이승철은 "컨디션 관리는 지금도 고집하는게 콘서트 회수다. 1년에 상반기 3개월, 하반기 3개월은 콘서트하고 6개월은 쉰다. 그사이 1주일에 한번씩 콘서트를 하는 게 비결인 거 같다. 2주만 쉬어도 감각이 떨어지는 느낌이 있다. 클럽 축구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클럽 축구 리그가 1주일에 한 번씩 경기를 하는 것처럼 우리도 공연하고 1주간 푹 쉬고 그렇게 꾸준한 활동이 비결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또 이승철은 "콘서트에서 노래는 기본이다. 그리고 노래는 두 번째라고 생각한다. 내 콘서트에서 가장 큰 힘은 20년 이상 같이한 밴드 크루이다. 120명의 밴드와 스태프 가운데 70명 이상이 20년 이상 같이 한 크루다. 이게 바로 나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1년에 30번의 콘서트를 하는데 그걸 20년간 했다. 완벽한 팀웍과 조직력을 바탕으로 나의 음악적 발상과 시도들이 완성된다. 콘서트에서 가장 중요시하는건 팀웍이다"라고 오랫동안 함께 해 온 밴드와 스태프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


한결같은 목소리와 인기로 30년을 지내온 이승철은 이제 가수로서 새로운 전기를 열려고 하고 있다. 일단 노래를 대하는 마인드부터가 달라졌다.

이승철은 "어제 우연히 막내 딸이 계산기를 두드리다가 '아빠 30년이면 1만680일'이라고 하더라. 1만이라는 숫자를 생각못했는데, 그때 알았다. 만시간의 법칙이란게 있지 않나. 나도 1만일이 넘어가니 이제야 노래가 뭔지, 인간관계가 뭔지, 여러가지로 느껴지는 게 많다. 내가 1994년도에 뉴욕에서 녹음을 하는데 그때 엔지니어분이 50세정도 됐다. 그분이 나에게 '음악은 50살부터 제대로 할 거'라고 했었다. 올해 딱 50살이 됐는데 이제 조금은 노래에 대해 알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노래를 잘 한다기보다 내가 어떻게 노래했었는지를 느꼈다. 앞으로는 느낀대로 더 좋은 노래를 하려한다. 지금부터 새로운 시작이라고 생각했다"라고 30주년을 맞아 달라진 마음가짐을 밝혔다.

이어 "그전에는 음악을 보여주고 들려주기에 급급했던 거 같다. 지금은 오히려 편안하게 노래하고, 들려줄 수 있고, 또 받아주는 팬이 있다. 기술적인 분야보다 정신적으로 편안해졌다. 이제는 무대에 서면 노래에 몰입하고 무아지경에 빠지는 느낌을 가지고 무대에서 선다는 것을 알 거 같다. 무대 위에서 행복하다는 걸 정말 느끼고, 이제 편안하게 잘 할 수 있을 거 같다는걸 느낀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물론 이것이 이승철이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새로운 음악을 하겠다는 건 아니다. 이승철이라는 가수는 40주년, 50주년이 지나도 바뀌지 않을 것이고 이역시 그가 30년간 노래를 이어온 하나의 힘이었다.

이승철은 "가끔 후배들의 인터뷰를 보면 의아한게 '새로운 창법으로, 새로운 모습으로 나왔다'라고 하는 거였다. 목소리는 지문과 같다. 바꿀 수가 없는 거다. 거기에 베테랑 작곡가의 세련된 느낌이나 신인 작곡가의 프레쉬한 느낌을 이승철이라는 가수가 어떻게 접목시키고 소화하는지 그차이다. 이승철은 그대로고 새롭게 옷만 갈아입는 패션같은 거다"라며 "나는 팬이 10대부터 70대까지 있다. 불특정 다수의 기호를 모두 맞추기는 힘들다. 그래서 팬들보다는 나의 기호에 맞는 음악을 하고 있다. 지금 아이돌 스타일의 음악이 유행한다고 해서 나는 절대 그걸 부를 수 없지만 어느 정도 가미만 하는 거다. 즉 새로운 옷을 입는 셈이다"라고 설명했다.

음악적을 대하는 태도와 마음가짐의 변화는 대외적인 활동도 포함된다. 이승철은 향후 꼭 하고 싶은 일을 묻자 "찾아가는 콘서트"라고 답했다.

이승철은 "앞으로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건 찾아가는 콘서트다. 30년간 이승철 개인의 콘서트를 팬들이 찾아왔으니, 앞으로는 내가 문화적 소외지를 찾아가 노래를 들려주고 싶다. 내 목소리가 다하는 날까지 전국 방방곡곡, 전세계를 찾아가는 것이 내 꿈인 거 같다"라고 '신'다운 계획을 밝혔다.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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