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류중일 감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삼성 류중일 감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가을야구 확정이 하필 삼성에 걸려 있어서…”

삼성 류중일 감독은 3일 대구 LG전을 앞두고 잔여 시즌 일정에 대해 난감함을 수차례 토로했다. 공교롭게도 포스트시즌 진출이 걸려있는 팀들과 남은 페넌트레이스를 모두 치러야하기 때문이다.

삼성은 이날부터 4위 LG와 홈 2연전을 갖고, 5일 같은 곳에서 5위 KIA와 만난다. 6일엔 광주로 넘어가 다시 KIA와 다툰 뒤 8일 인천에서 6위 SK와 시즌 최종전을 치른다. 정규시즌 막판에 이르렀지만 중위권 싸움이 결판나지 않은 탓에 삼성이 가을야구 진출의 열쇠를 쥐게 된 셈이다.

삼성은 가을야구 진출에 실낱같은 희망이 있었다. kt와 한화, 롯데가 모두 가을야구 진출이 무산된 상황에서 삼성만이 이날 경기 전까지 트래직넘버 1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 그러나 삼성은 이날 LG에 패해 희망은 물거품이 됐다.

류 감독의 난처함은 적장인 LG 양상문 감독도 이해하고 있었다. 양 감독은 “류중일 감독님께서 난감해하실 듯 하다.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지 세 팀 중 하나는 떨어져야 하기 때문에 고민이 많으실 것”이라고 말했다.

류 감독은 시즌 최종전까지 전력을 다한다는 입장이다. 선발 로테이션이나 타선에서 주축선수들을 빼고 경기에 임할 경우 상대팀에 괜한 오해를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류 감독은 “현재로선 남은 경기에 모두 정상 전력을 가동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물론 류 감독도 피하고 싶은 경우의 수는 하나가 남아 있다. 바로 최종전에서 SK의 승패에 따라 가을야구가 달려있는 상황이다. 류 감독은 “마지막 날에 SK가 이겨서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짓는 경우라도 생기면 참 골치가 아플 것”이라며 걱정했다.

대구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