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등감→야망→두려움…‘캐리녀’ 전혜빈 3단 변화

입력 2016-10-19 16: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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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사정이 있다. 배우 전혜빈이 극 중 역할을 통해 인간 본질적인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전혜빈은 MBC 월화드라마 ‘캐리어를 끄는 여자’에서 야망을 좇는 변호사 박혜주 역을 맡아 호평을 얻고 있다. 전혜빈이 연기하는 박혜주는 유능한 사무장 최금주(최지우 분)의 의붓 동생으로 언니에 대한 열등감에 쌓여 있던 인물이지만 자신의 성공을 위해 점차 변해가는 인물이다.

사실 자격지심으로 가득 찬 박혜주에게도 아픈 과거가 있다. 계모에게 ‘사기꾼 딸’이라는 소리를 들으며 구박은 기본. 연수원에서 잘못된 만남으로 ‘하자 있는 변호사’라는 낙인까지 찍히며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박혜주는 잘 나가는 언니에 가려져 어떤 것도 박혜주 본연의 모습으로 평가받지 못했다. 이렇게 열등감을 찌든 박혜주 역시 언니가 수감되자 반전을 꾀하기 시작했다.

박혜주는 변호사가 되도록 뒷바라지했던 차금주(최지우 분)와 달리 해외로 유학을 떠났다. 돌아온 후에는 대형 로펌에 들어가 언니와 사건마다 대립구도를 펼치며 독기 가득한 표정과 표독스러운 말투로 칼날을 세우고 있다. 또한 증거 조작, 증인 매수 등 재판에 이기기 위해 갖은 방법을 동원하며 정의와는 점점 멀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런 전혜빈의 모습을 보며 마냥 분노할 수는 없다. 드라마에서 전혜빈은 누구보다 충실하게 인간의 본연의 모습을 연기하고 있기 때문. 전혜빈은 언니와 비교당하고, 타인의 눈치를 보며 자라 온 박혜주의 열등감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열망과 승부욕으로 변해가는 인간 내면의 어두운 면모를 풍부하게 표현하며 악녀로서 드라마의 한 축을 이끌고 있다.

또한 변호사로서의 정의와 윤리와 인간 개인의 욕망 사이의 경계선에서 시시각각 변하는 캐릭터의 감정을 세밀한 연기로 표현하고 있다. 전혜빈은 박혜주의 복잡한 심리 상태를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캐릭터의 맥을 제대로 잡아가며 놀랄만한 연기를 펼치고 있다. 전혜빈의 이러한 노력은 이번 작품을 통해 뛰어난 캐릭터 소화력과 탁월한 연기 내공을 입증하며 그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한편 악녀로 활약하고 있는 전혜빈의 상처받은 과거가 드러나 궁금증을 유발하고 있다. 또한 의지하던 언니에게 등을 돌리게 됐는지 밝혀지지 않은 사연 역시 관심이 쏠리며 MBC 월화드라마 ‘캐리어를 끄는 여자’에 재미와 긴장감을 배가시키고 있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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